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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패션 그리고 개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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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4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거기서는 어떻게 벗어날까? 베르사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도나텔라가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패션과 개인사를 <보그>에 전했다.

 

 

기성세대뿐 아니라 Z세대까지 끌어들인다. 패션계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해프닝을 일으킨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베르사체’야말로 전 세계 어디서나 익숙하게 들려오는 이름일 것이다. 패션계에서 제일가는 유명 인사이자 빛나는 금발 머리가 시그니처인 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 그녀는 베르사체를 시대를 모두 아우를 뿐 아니라 웹 2.0까지 품은 유럽의 거대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로 그 명성의 빛을 보존해왔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이어오며 현재까지 명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베르사체에서 40년에 걸쳐 발표한 컬렉션이 한 권의 책 <Versace Catwalk>로 압축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패션 이외의 일과 인생에 대해 들어본다.

 

이번 책에는 약 40년의 역사가 한가득 담겨 있더군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당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방점을 찍은 일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에도 베르사체는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패션 하우스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죠. 동료들과 함께 패션계를 넘어 우리 시대 문화적 담론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요. 즉 우리의 일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회자되고 사회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거죠. 우리는 과감하게 시도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며 오랫동안 정상을 지켰습니다.

 

지아니 베르사체의 컬렉션 가운데 한 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어떤 것을 고를 건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뭘까요?

굉장히 많죠. 지아니는 정말 창의력 그 자체였어요. 동시에 여러 개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본디지 디자인이 나온 1992 F/W ‘Miss S&M’이 떠오르고, ‘세이프티 핀’ 드레스를 선보인 1994년 ‘Punk’ 컬렉션도 생각납니다. 제가 2013년 ‘Vunk: the Versace Punk’ 컬렉션으로 재해석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아틀리에 컬렉션까지.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군요.

 

당신의 컬렉션 가운데 골라야 한다면요?

고를 수가 없겠는데요? 각 컬렉션마다 아주 세세히 기억하고 있어요. 이번 책 출간을 통해 지난 40여 년의 패션쇼와 의상 실루엣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군요. 제가 디렉터로서 하나씩 쌓아온 것이고, 오늘날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수 프린스가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자택에 저를 초대했을 때요. 새 앨범 발매 기념 파티를 연다고 들었는데, 이미 그게 힌트를 준 거였어요. 가장 멋진 드레스를 입고 프린스의 녹음 스튜디오 겸 자택인 페이즐리 파크에 도착하니, 화려한 조명 가운데 저 혼자더라고요. 프린스가 레니 크라비츠와 퍼프 대디를 불러 저만을 위해 공연을 해줬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에요.

 

여자들이 반드시 지녀야 하는 옷 다섯 벌을 고른다면?

옷을 입는 방식은 스스로가 누구인지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딱히 규칙은 없다고 봐요. 자신 스스로가 되어보세요. 그럼 좋아하는 옷 중에서도 무엇이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될 겁니다.

 

이번 질문은 쉽지만 꼭 드려야 할 것 같군요. 당신이 생각하는 ‘베르사체 우먼’이란?

베르사체를 입는 여성은 파워풀하고, 자신감 있고,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죠. 이건 신체적인 부분뿐 아니라, 애티튜드와 정서적인 부분을 모두 아우릅니다. 또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결단력이 있으면서도 능력이 있고, 강하면서도 용감하죠. 자신감이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어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런 이미지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물론이죠. 사회도 함께 바뀌어왔으니까요. 그렇지만 ‘베르사체 우먼’은 패션뿐 아니라 당당한 태도,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강한 여성상이라고 늘 여겨왔어요. 상당히 포괄적이면서, 상충되는 면도 있죠. 진중하되 너무 무겁진 않아야 하거든요. 1차원적이지 않다는 점이 중요해요.

 

지아니의 어드바이스 중에서 오늘날까지 지키는 게 있나요?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어요!

 

24년 전부터 베르사체를 이끌고 있죠. 여전히 정상급의 위치를 지키면서, MZ세대의 인기를 얻은 비결이 궁금합니다.

태생이 호기심이 많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고,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 이해하고 계속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변화를 느끼고, 패션을 세상을 비추는 거울로 보려고 하죠. 매해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도 변해요. 세상과 담론을 벌이고 싶다면, 본인의 직업이나 활동 범위에 이런 변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현대 고객은 아주 기민해요.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죠. 고정관념을 깨는 데도 두려움을 덜 느끼고, 충격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거리낌 없이 개성을 드러내요. 정말 멋져요. 젊은이들의 여러 모습이 ‘충격적’이라고 느껴진다면, 자신이 뒤처진 건 아닌지 되새겨보세요!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여성으로는 누가 있을까요?

정말 다양하고 많은 분이 있어요. ‘임파워드’ 우먼으로 알려진 레이디 가가나 마돈나의 거침없는 태도는 물론 고정관념을 부수는 독보적인 파워, 포용력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배웠죠.

 

그중 한 여성과 식사할 수 있다면요? 실존 인물도 되고, 역사 속의 인물도 좋아요.

미셸 오바마. 정말 매력적인 분이에요!

 

그럼 남자는요?

가수 말루마(Maluma)! 재치 있고 멋있어요.

 

대중이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게 있다면?

엄청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사실.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니라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까요?

상상하기도 힘든데요. 다른 일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늘 요동치는 패션계 변화의 리듬을 따라가기 위한 어드바이스가 있을까요?

저는 아침마다 30분씩 필라테스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처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그날 하루의 자신감, 생산성과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굳게 믿죠.

 

컬렉션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어떤 식으로 재충전하나요?

마사지와 얼굴 피부 관리.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어디로 갈 건가요?

알려드릴 수 없죠!

 

한가할 때는 주로 뭘 하나요?

저는 굉장히 활동적이에요. 늘 뭔가 하지 않으면 지루해하는 타입이죠. 그럴 때가 별로 없긴 하지만, 일하지 않을 때는 리서치하거나,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운동하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TV도 봅니다.

 

끝으로, 일 얘기로 돌아가죠. 당신이 후대에 남기고 싶은 것은?

제가 은퇴할 때쯤 다시 물어봐주세요. 그때까지 제가 아직 하지 못한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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