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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옥: 김•양•이 가족 회사께 헌정하는 글

블러드문 LV 1 23-04-06 184

사람들을 증오하고 싫어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자기 주변에 사람이 없기를 항상 바랐으며 
결국 그에게는 친구도, 연인도, 아무도 없었다.



 

그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비서직이라도 
얻으려고 찾아온 사람을 매를 들며 내쫓았고,
부하직원이 선물이라도 갖고 오면 
그대로 문전박대를 하며 선물을 내던졌다.



 

그는 항상 바래왔다.



 

'이 세상에 인간들이 모두 없어지고 
나만 남으면 좋겠다.'



 

그런 그도 어느덧 나이를 먹고 죽었는데
저승사자가 그의 영혼을 마중 나왔다.
한참 저승으로 가는데 남자가 물었다.



 

"제가 갈 곳은 천국입니까? 지옥입니까?"
"너의 행동이 천국에 갈 행동들이었다고 생각하느냐?"
"지옥에 갈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네가 가야할 곳은 지옥이다."



 

그 말에 남자는 공포를 느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으로 상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도착한 지옥은 성경이나 
그림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부드러운 바람과 맑은 공기,
잔디가 보기 좋게 깔린 언덕,
그 위에 자리 잡은 아담한 집...
게다가 먹을 것도 아주 풍부했다.



 

"이곳은 천국입니까?"
"아니. 네가 영원히 머물러야 할 지옥이다."



 

저승사자는 남자의 환희에 찬 표정과
몸짓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거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곳은 지옥이다."
"어째서죠?"
"이곳에는 너 외에는 다른 인간들이 없다."



 

그 말에 남자는 환호성을 지르며 
신에게 감사기도까지 올렸다.
저승사자는 그런 남자를 두고 가면서 말했다.



 

"잊지 말아라. 이곳은 지옥이고 
넌 영원히 이곳에서 머물러야 한다."



 

남자는 그 말에 개의치 않았고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혼자만의 공간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년쯤 지나자 슬슬 자신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말수는 점점 줄어들어갔다.



 

그러나 이백년, 삼백년이 지나도 
자신 외에는 그 어떤 인간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오백년이 흐르자 남자는 
그제야 그곳이 진정한 지옥임을 깨달았다.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졌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인사하던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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