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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의 일본패션 엿보기]비주얼록밴드 '여장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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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10-03 19:08:00

 

‘예쁜 남자’가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세상이다. 진한 눈썹, 갈색 볼터치, 발그스레한 입술, 여자 머리 뺨치는 헤어스타일…. 요즘 ‘H.O.T’를 비롯한 우리나라 음악그룹의 차림새다.

 

이것은 일본 비쥬얼계 록밴드의 영향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그룹 ‘글레이’의 멤버 중 특히 지로는 여자로 착각할 정도다. ‘페니실린’‘샤즈나’ 등 일본 록계에서 ‘여장 미남’을 찾기는 누워서 떡먹기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80년대의 ‘세이키마Ⅱ’라는 록그룹이다. 자칭 악마의 세계에서 왔다고 하는 그들의 말처럼 드라큐라 같은 분위기를 냈다. 하얗게 칠한 얼굴에 빨간 화장과 높이 세운 머리 등으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 팬클럽까지 생긴 ‘X―JAPAN’역시 선구자 격이다. 특히 자살한 히데의 강렬한 화장과 빨간 머리는 ‘X―JAPAN’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여성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장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일본에는 ‘가부키’라는 전통적인 민중극이 있다. 배우들은 얼굴에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같이 하얀 칠을 하고 눈주위와 이마 등에 빨강이나 검정 줄무늬를 그려넣는다. 재미있는 점은 여자 역할까지 남자 배우가 도맡아하는데 그 여장한 남자가 여자보다 더 여자같다는 사실이다. 대중문화도 전통문화의 영향을 알게모르게 받기 마련인 것같다. 그리고 그 문화는 비슷한 모습으로 어느샌가 우리 곁에 다가와있다.

 

김유리(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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