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의 혁명 '스퀘어'

휴대전화에 꽂기만 하면 카드 결제 단말기로 변신하는 '스퀘어(Square)'로 인해 전 세계 비즈니스의 모습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트위터'를 창업하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었지만 한때 회사를 물러났던 잭 도시가 창업한 또 다른 회사가 바로 '스퀘어'다.

스퀘어는 스마트폰 이어폰 잭에 손바닥보다도 작은 소형 단말기를 꽂기만 하면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기능을 하는 '스퀘어 리더'를 내놓으며 혁명을 일으켰다. 스퀘어 리더가 나오기 전까지 스마트폰은 앱을 내려받아 게임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돼 왔다. 그러나 스퀘어 리더는 스마트폰을 개인적인 영역에서 비즈니스 수단으로 업그레이드했고, 소규모 점포나 개인사업자들의 비즈니스에도 활기를 가져왔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스퀘어의 탄생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최신호(9월 9일자)에서 소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Elite Audio Coffee Bar'라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셔메인 유 씨는 아이패드에 적용할 수 있는 결제 기기 '스퀘어 스탠드'를 사용하면서부터 비즈니스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스퀘어 스탠드 도입 후 일일 매출, 인기 상품, 요일별 변화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유 씨는 “과거에는 예를 들어 어떤 도넛이 팔리고 어떤 게 남았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퀘어 스탠드를 사용하면서부터 직원들 배치에도 변화가 생겼다. 다른 요일보다 목요일에 특히 손님이 몰린다는 것을 알아채고 2명씩 배치했던 바리스타를 목요일에는 3명으로 늘렸다.

개인사업자 비즈니스에 활용

카드리더기 필요없는 '스퀘어 월렛'도 인기

대기업이나 대형 체인점이 아닌 개인사업자가 재고 관리나 상품 전략 수립을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과거의 유 씨 같은 사례는 아직도 많다. 때문에 스퀘어의 비즈니스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개인사업자들이 스퀘어를 도입해 결제할 때마다 이용금액의 3.25%가 수수료로 스퀘어와 카드회사로 흘러들어간다.

북미에서 먼저 도입된 '스퀘어 월렛'도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퀘어 월렛은 리더기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신용카드 번호와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을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사전에 연동해 놓기만 하면 매장을 방문해 ‘체크인’을 하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아무것도 휴대하지 않아도 얼굴만 보여주면 끝이다.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 때 여권을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다.

신용카드 사용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일본에서도 스퀘어의 인기는 점점 확산되고 있다.

나고야시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아사이 료타 원장은 스마트 월렛이 일본에 도입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어 슬퍼하는 손님에게 청구서를 들이미는 것이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주말이나 한밤중에 애완동물이 아파 병원을 급히 찾았을 때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병원비가 당장 모자란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는 것도 의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고민이 많았다. 스마트 월렛이 도입되면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 결제는 손님들의 지갑을 여는 효과도 끌어낸다.

도쿄의 수제구두 업체 룻추는 “올 6월 스마트 리더를 도입한 이후 매출이 늘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 파는 구두는 약 6만엔, 인솔(구두 안쪽에 까는 안창)은 2만엔대로 꽤 비싼 편이다.

그러나 수수료 때문에 그동안 카드 결제 서비스를 하지 않아 현금이 넉넉하지 않은 손님들이 가게에서 100m나 떨어진 편의점까지 가서 현금을 인출해 와야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종종 벌어졌다.

룻추의 무라야마 고타로 사장이 특히 놀란 것은 스마트 리더를 도입한 이후 손님들의 충동구매로 인한 매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구두를 사러 온 손님이 인솔을 함께 구매하는 등 플러스알파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글 : 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