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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또다른 사회권력 `매력자본`

Winnipeg101 LV 10 21-12-16 219

불편한 진실, 또다른 사회권력 `매력자본`  

 

CEO·장관·IMF 총재로 승승장구, 라가르드 "잠보다 몸매유지가 중요하다"

 

옷차림도 매너도 모두 전략, 오바마의 성공은 `멋`에서 시작됐다  

 

 

 

 

"몸매 유지가 충분히 잠을 자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모델이나 연예인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여성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얘기다. 실제로 그녀의 몸매는 매우 날씬하고 매력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라가르드 총재가 잠을 포기할 정도로 몸매 관리에 신경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남들이 호감과 매력을 느끼는 인물이 됐을 때 얻게 되는 `매력자본`의 가치를 알기 때문입니다." 캐서린 하킴 영국 런던 정책연구센터 시니어 리서치 펠로는 매력자본을 성공의 지렛대로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로 라가르드 총재를 꼽는다. 

"그는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로 우아하게 옷을 입지요. 그리고는 남들 눈에 쉽게 띄는 보석으로 치장합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대중 강연에서 `이 모든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어요. 매력자본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는 증거예요." 
 

 

 

 


실제로 라가르드 총재의 경력은 눈부시다. 세계적인 로펌인 베이컨앤드맥킨지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프랑스 통상장관, 농업장관, 재무장관 등에도 연달아 발탁됐다. 2009년 유럽 최고의 재무장관,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등에 선정됐다. 

이 같은 화려한 성공에는 그녀의 매력자본이 한몫했다는 게 하킴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매력자본이 날씬한 외모만 뜻하는 게 아니다. 잘생긴 용모에도 매력이 없는 사람이 많다. 하킴은 "아름다운 용모와 성적 매력에 자기표현 기술과 소셜 스킬 등이 합쳐져야 매력자본"이라고 강조했다. 

매력자본의 사회ㆍ경제적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하킴은 "최소한 남들보다 모든 면에서 15% 정도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남들보다 15%씩 이득을 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장기적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것이죠." 

고객과 만나는 직종에서 매력자본은 고소득으로 연결된다. 하킴은 "매력적인 사람들은 더 많은 고객과 의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손님들은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고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모가 훌륭한 변호사들은 평균적인 외모의 변호사들보다 연간 12% 정도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조사도 있다.

 

 



한국에서도 매력자본의 효과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질 논란을 빚은 데에는 답답하고 촌스러운 패션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장관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장관 취임 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환골탈태했다. 옷 색상과 안경테, 머리까지 스타일을 확 바꿨다. 자신의 매력자본을 높여 국회의 호감을 사려는 시도로 보인다. 언론의 조명을 받는 데는 성공했다. 

물론 매력자본이 낮아도 성공한 인물이 꽤 많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에도 성공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하지만 매력자본 없이 성공하려면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메르켈은 자신의 정책을 대중에게 알리고, 신뢰할 만한 경험을 쌓은 뒤라야 성공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성공을 위한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매력자본에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는 게 하킴의 조언이다. 

하킴은 직장과 정치 등 공공 영역에서 매력자본을 재조명해 학계와 사회에 큰 관심을 끌었다. `매력자본`이라는 책을 출간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과거보다 오늘날에 매력자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까닭은 무엇인가.  

 

세 가지 이유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일하는 환경이 바뀌었다. 선진국일수록 제조업에서 화이트칼라나 서비스업으로 업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고 부드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인재로 대접받는다. 소셜 스킬과 매력은 모든 직장에서 필수 요소다. 

둘째, 많은 나라가 더욱 부유해졌다. 먹고사느라 과거에는 신경 쓰지 못했던 럭셔리함이나 미용, 정중함과 매너, 좋은 옷과 즐거운 서비스를 지향하게 됐다. 덕분에 사회적으로 매력자본을 더욱 중요시하게 됐다. 

셋째, 디지털 사진과 인터넷으로 모두가 모두에게 노출되는 상황이 됐다. 최고경영자(CEO)들도 항상 언론이나 회사 홈페이지에 얼굴이 실린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때문에 일반인의 노출 빈도 역시 높아졌다. 심지어 회사들은 직원을 뽑기 위해 그들의 페이스북을 살펴보기까지 한다. 매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매력자본에 투자해야 한다고 당신은 주장한다. 

글로벌 리더들을 보면 왜 매력자본에 투자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물론 그들은 경험이나 지식, 리더십 등 다른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잘 포장하고 외모를 잘 가꾸고 육체적인 매력을 높인 점을 성공 요소에서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는 많다. 2011년 10월 스위스 잡지 빌란츠는 나의 연구 결과를 실으면서 네슬레 등 스위스에서 창업한 10대 글로벌 기업 CEO들의 생김새와 매력을 조사했다. 대부분의 CEO들이 5점 만점에 3~5점을 받는 매력적인 사람들로 나타났다. 

내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주최하는 `톱(Top)에 오른 여성을 위한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였다. 50여 명의 여자 CEO들과 비즈니스 우먼들의 사진이 담긴 소책자를 받았다. 

가족이 운영하는 한두 곳을 빼고는 거의 모든 여성이 자신의 매력자본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었다. 옷차림새부터 머리, 화장 등 모든 면에서 눈에 띄게 잘 가꿨다. 

실력이 아니라 매력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불편해 하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매력자본을 쌓으라고 요구하기 힘들 수 있다. 

그렇지 않다. 기업들은 매력자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원들에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알리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2010년 말 43쪽에 이르는 직원 복장 규정을 새로 발표했다. 여직원들은 살색 속옷을 입어 속옷이 비치지 않도록 하고 셔츠 단추 두 개 이상을 풀지 않도록 했다. 남자 직원들은 검은색 또는 남색, 회색 정장에 발목 높이의 단색 양말을 신어야 했다. 찬반이 분분했지만, UBS는 "회사가 지향하는 이미지에 직원들의 매력자본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금융회사들은 회사 내부에 미용실을 만들어 직원들이 거의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 항상 매력적인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라는 무언의 압박일 수도 있다. 항공사들은 섹시한 유니폼을 만들어서 승무원들에게 입힌다. 승무원들은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라도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이 매력자본에 더 민감한 것 같다.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20%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다. 43%는 옷차림이 나쁜 직원을 승진이나 임금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일단 경영진에 들어가면 매력자본에 굉장히 민감해진다. 기업들은 매력자본이 별로 없는 경영진에게는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몸매를 유지해야 하는지 특별 클래스를 열어 가르치기도 한다. 

상류층을 위한 스타일, 소셜 스킬, 매너 등을 가르치는 곳이 성황하는 이유는 매력자본이 사회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매력자본은 어디서나 중요할 것 같다.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정치계, 재계, 연예계를 가리지 않는다. 그저 매력적이라는 이유로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도 있다. 패리스 힐튼이 그런 예다. 그녀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 배우도 아니고 사업가도 아니다. 그저 힐튼가의 상속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언제부터인가 유명해졌다. 

항상 파파라치들에게 날씬하고 섹시한 몸매로 완벽하게 치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가 쌓은 부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하고 받은 대가다. 매력자본만으로 경제적ㆍ사회적 자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매력자본에 투자해 삶 전체가 바뀌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가수 로드 스튜어트의 네 번째 부인인 페니 랭커스터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머리를 금발로 염색해 매력자본을 높였다. 서양에서는 금발머리가 갈색 머리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랭커스터는 염색 후에 모델이 되고 결혼도 했으며 부자까지 됐다. 염색만으로도 매력자본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돈나도 금발로 염색하기 전에는 어떤 주목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매력자본을 이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을 꼽는다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있지만, 대표적인 몇 명만 알려주겠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오바마 부부는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유지한다. 매너와 정중함을 갖추고 항상 단정한 머리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멋진 미소와 큰 키는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미셸 오바마는 패션 센스와 멋진 몸매로 사랑받는 영부인이 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에 몸무게를 12㎏이나 뺐다. 올랑드는 좋은 정장들로 옷장을 채우면서 매력자본에 투자를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도 매력자본을 주무기로 성공한 사례다. 그는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지녔다. 엔리케 대통령은 상대방 후보와 5% 차이로 당선됐는데 매력자본으로 승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뉴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헬레나 모리세이 대표는 자녀가 아홉이지만, 날씬함을 유지하고 항상 멋진 옷에 다이아몬드 보석을 하고 다닌다. 의도적으로 바지 정장을 멀리하고 항상 드레스 정장을 입는다. 언제나 조용하면서도 사랑스러움을 유지한다. 

매력자본에 성공적으로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매력자본에 투자하는 것은 쉽다. 머리를 자르고 자신의 얼굴에 맞는 색의 옷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운동으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며 자신이 항상 정중하고 예의바른지 되돌아보고 웃는 얼굴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실제 나이보다 스무 살은 어려 보일 수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좋은 예다. 그는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총리 3선에 성공한 세계적 재력가이자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이다. 정중한 미소와 운동만으로도 매력자본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실제 나이는 팔순에 가깝지만 50대로 보인다. 키가 작은 대신 언제나 젊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미용성형도 서슴지 않는 그는 언제 어디서나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캐서린 하킴은

런던 정치경제대학 사회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런던 정책연구센터에서 시니어 리서치 펠로(senior research fellow)로 재직하고 있다. 10년 동안 영국 고용부의 사회과학 분과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노동 시장과 사회적 태도 변화, 사회 내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론을 연구해 수많은 학술 논문을 발표해왔다. 2010년 옥스퍼드대 저널에 `매력자본`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세계 언론과 학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논문을 확장해 쓴 `매력자본`이라는 책은 미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매력자본 프리미엄 분석해보니

 

미녀보다 미남이 더 덕본다

 

 

 

 

매력자본은 여자와 남자 중 어느 쪽에 더욱 중요할까. 외모에 민감한 여성에게 더욱 중요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매력적인 외모로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남자에게 훨씬 크다. 

영국 주간지 하퍼(Harpers)가 2000년 신체적ㆍ사회적 매력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20%나 소득이 높았다. 반면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13% 정도 소득이 높았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캐서린 하킴 런던 정책연구센터 시니어 리서치 펠로는 "남자들이 매력자본을 더욱 잘 활용하고 있으며 매력자본의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톱 남자배우는 톱 여자배우보다 2배 정도 소득이 높다. 예를 들어 톰 크루즈는 연평균 7000만달러 정도를 벌지만 톱 여자배우는 크루즈의 절반 수준을 번다. 특히 서비스직에서는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들의 소득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21% 소득이 증가하지만,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은 오히려 5% 소득이 하락했다. 

하킴은 "영국의 서비스 직종은 외모가 매력적인 여성의 채용을 꺼리는 사례가 많다"며 "외모가 뛰어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은 영국과 정반대로 서비스 업종에서 외모가 좋은 여성들이 쉽게 채용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매력자본은 지능ㆍ학력 등에 비해 성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미국 잡지인 저지앤드어더스(Judge and Others)가 200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력은 직간접적으로 소득을 21%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지능(52%), 자신감 등 핵심 자기평가(23%)보다는 낮지만 학력(18%)보다는 높은 수치다. 다만 소득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만 따지면 매력은 13%에 그쳐 학력(18%)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하킴 연구위원은 "어쨌든 매력자본의 중요성만큼은 분명하다"며 "매력자본에 투자하면 좀 더 쉽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美를 가진 자가 富도 갖는다

 

비만인 사람들의 연봉 평균의 86%에 불과, 취업·승진에도 영향 미쳐

 

사교술·유머도 매력에 포함

 

 

 

 

 

이사벨과 파멜라는 두 살 터울의 자매다. 둘은 대학에서 각자의 길을 갈 때까지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했다. 둘은 공학과 자연과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 둘의 삶은 판이하다. 이사벨은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돈을 잘 벌고 해외여행도 자주 다닌다. 남자친구도 끊이지 않는다. 파멜라는 직장을 계속 옮겨 다녔고, 주로 전문직의 보조 역할이나 단기 프로젝트에서 일했다.

 

영국의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런던 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이를 ‘매력자본’의 차이로 설명한다. 둘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지적 능력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이사벨은 영리해서 빨리 공부를 마쳤으나 파멜라는 여러 해가 걸려서야 학위를 땄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둘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금발 곱슬머리에 백옥 같은 살결과 푸른 눈을 가진 이사벨은 어릴 때부터 예뻤다. 성격도 활달했고, 외모를 가꾸는 데 공을 들였다. 이에 비해 파멜라는 진한 밤색 직모에 광대뼈가 튀어나왔다. 파멜라는 덩치가 크고 평범했으며 때로는 뚱뚱하게 보였다. 성격도 소심했다.

이사벨은 뛰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발랄한 성격과 외모, 사교 스타일을 형성한 반면 파멜라는 일찌감치 그런 노력을 포기해 직업적·사회적인 성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킴은 분석한다. 그가 말하는 ‘매력자본’은 아름다운 용모와 성적 매력, 자기표현 기술과 사회적 기술 등을 합친 개념으로 하킴이 2010년 옥스퍼드대 저널 ‘유럽사회연구’에 발표했던 논문의 제목이다.

 
하킴은 이 논문을 바탕으로 출간한 책 《매력자본》에서 매력자본을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에 이어 제4의 개인자산이라고 규정한다. 여기에는 외모, 건강하고 섹시한 몸, 능수능란한 사교술과 유머, 패션 스타일, 이성을 다루는 테크닉 등 사람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 모든 자원이 포함된다. 

하킴은 “매력자본은 회의실에서 침실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부문에서 지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매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친구 연인 동료 고객 의뢰인 추종자 유권자 지지자 후원자로 만들고, 사생활은 물론 정치 스포츠 예술 비즈니스에서도 더 성공을 거둔다는 것. 

매력도 자본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먼저 상상할 수 있는 건 아름답고 섹시한 배우와 모델, 가수 등이 등장하는 연예산업이다. 기본적으로는 섹스산업도 매력자본에 기초한다. 하지만 매력자본의 유용성은 이런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매력자본은 직장생활도 좌우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인 사람들이 100만원을 벌 때 비만한 사람은 86만원을 번다. 또 북미에서는 매력적인 남성이 14~28%를 더 벌고 매력적인 여성은 12~20%를 더 번다. 영국과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력적인 사람들의 소득이 15%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킴은 설명한다. 

1991년 영국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력적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소득이 20% 많았고 여성은 13% 많았다. 키가 클수록 남성은 23%, 여성은 26% 소득이 높았다. 

소득뿐만 아니다. 매력자본은 취업과 승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력적인 사람들의 취직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 정도 높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만난 지 60초 만에 상대방의 인상을 평가한다. 매력자본의 일종인 옷이나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자기표현 방식 등이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책의 서문 격인 ‘매력자본이 왜 중요한가’에 소개된 애나의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애나는 보수가 두둑한 금융업체에서 일하다 실직했다. 다이어트와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 그는 10년은 젊어보였다. 젊고 생기 있어 보이도록 헤어스타일도 짧게 바꿔 면접을 봤더니 3개월 뒤 컨설턴트 업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잡았다. 연봉은 50%나 올랐다.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43%가 옷차림 때문에 직원을 승진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20%는 그 이유 때문에 직원을 해고하기까지 했다. 

타고난 외모가 볼품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희망적인 것은 매력자본에는 키나 피부색처럼 고정된 특징뿐만 아니라 활력, 사교술, 유머, 예의범절, 춤 실력, 자기표현 기술처럼 배우고 키울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매력녀가 승승장구 하는 이유는?

 

21세기는 매력 자본의 시대 스펙·인맥보다 중요성 커져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 몸에 잘 맞는 고급 정장을 사 입는 것. 같은 자본이 든다는 가정하에, 어느 것이 더 나의 몸값을 높일 수 있을까. 자격증이 백배 낫다고 글쎄.

 

저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인 사람이 100만 원을 벌 때 비만인 사람들은 86만 원을 번다. 또 북미에서는 매력적인 남성이 14∼28%를 더 벌고, 매력적인 여성은 12∼20%를 더 번다.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이른바, 매력 자본이다. 어떤가. 아직도 자격증?

소득뿐 아니다. 매력 자본은 취업과 승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력적인 사람들의 취직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0%포인트 높다. 첫인상이 중요한 면접은 옷이나,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등 매력 자본의 ‘결투장’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옷차림 때문에 직원을 승진이나 연봉인상 대상자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결과도 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매력 자본이 교육이나 인맥 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매력 자본의 이점이 상당히 큰데도 왜 지금까지 명쾌히 인정받지 못했을까? 저자는 이를 가부장 이데올로기 탓으로 돌린다.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매력 자본이 더 많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 자본이 존재한다거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인한다. 그리고 여자들이 자신의 이점을 정당하게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남성들이 자신을 가꾸고 어필하는 여성에게 ‘여우짓 한다’ 거나 ‘된장녀’라며 손가락질 하는 장면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가?

매력 자본은 단지 잘생긴 외모나 멋진 옷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머, 예의범절, 미소, 건강한 활력, 춤 실력 등이 포함된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능처럼 관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고, 또 발전시켜야 하는 요소다.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지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15년 이상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매력 자본을 키우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 또한 그만큼 타당하다”고.

저자 캐서린 하킴은 런던정경대 사회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런던정책연구센터에서 연구 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매력적인 그녀, 실제 직장에서도 성공할까?

 

 

대한민국은 가히 성형공화국이다. 도심 거리를 가득 채운 성형 권하는 광고, 남성에게까지 번진 성형 욕망, 언론뿐 아니라 바로 오늘 점심식사 시간에 오르내리는 주변 사람들의 성형 성공담과 실패담….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성형 욕망은 외모지상주의로만 폄하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흐름이 거세고 전방위적이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뻐지고 싶다는 욕망에 감염될 수밖에 없을까. 성형수술 이면에는 어떤 욕망이 숨겨져 있을까.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출신인 캐서린 하킴의 ‘매력 자본’은 우리 사회에 깊이 침투한 성형 욕망을 해부할 수 있는 메스다. 2010년 옥스퍼드대학교 저널 ‘유럽사회연구(European Social Research)’에 발표했던 논문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출발이 논문이었다고 하지만 학술서처럼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힌다. 

매력 자본은 하킴이 만든 조어다. 예쁜 얼굴, 섹시한 몸뿐 아니라 뛰어난 사교술과 유머, 패션스타일, 이성을 다루는 테크닉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에 이어 현대 사회를 규정하는 제4의 자산이다. 바야흐로 자본화한 매력은 일상을 지배하는 ‘조용한 권력’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매력 자본도 IQ나 키처럼 측정할 수 있을까. ‘외모 프리미엄’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옷차림이 승진에 미친 영향은? 측정불가해보이는 이런 매력 요소들을 저자는 설문조사나 각종 연구결과를 동원해 정량적으로 제시한다. 이를 테면 평균적인 사람들이 100만원 벌 때 비만인 사람은 86만원 번다거나, 매력적인 사람들의 취직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 포인트 더 높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렇게 진가를 발휘하는 매력 자본이 지금까지는 왜 폄하돼 왔는가. 이에 대한 분석은 주제가 던지는 흥미에 학술적 무게를 얹어준다. 저자는 그 원인을 가부장 이데올로기에서 찾는다. 대체로 매력 자본은 여성이 더 많지 않은가. 취업 시장을 이미 장악한 남성들은 여성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매력 자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부정했다. 매력 있는 여자에게 ‘백치미’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식으로 말이다.

여성의 성적 매력을 경멸한 페미니스트 역시 남성 우월주의 관점과 공모했다. 그 결과, 실제 연봉에서 여성의 매력 자본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왔음을 연구결과는 보여준다. 매력 자본은 특정 계층의 이익에 복무하기 위해 지나치게 억압받아왔던 것이다. 아울러 매력 자본은 젊은층에게서 상대적으로 무시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들은 업무 경험이 크게 축적되지 않아 매력 자본이 중장년층보다 중요한데도 젊음 탓에 이를 간과한다면서 안타까워한다.

저자는 그래서 외치는 듯하다. 매력 자본도 지적 능력처럼 키울 수 있으니 자신 속의 매력 자본을 꺼내서 적극 계발하라고. 유머, 패션스타일, 예의범절, 미소, 활력, 춤 실력 등의 매력 자본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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