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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4) 가르치지 말고, 강요하지 말고, 폼재지 말고…

Winnipeg101 LV 10 22-01-06 268

입력 2017.08.23 04:00

업데이트 2017.10.23 17:30

 

 

지난번 칼럼에서는 나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법을 제시했다. 기억하자. 강점을 잘 활용하면 성공한다. 따라서 강점은 칼끝처럼 연마하고, 약점은 성공하는데 발목을 잡히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연마된 강점으로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해 가치를 높이는 단계이다. 그 첫 번째로 대화에 디자인을 입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희선이 나오는 드라마가 지난주 인기리에 종영됐다. 거기에서 전직 스튜어디스였던 우아진(김희선 분)은 이혼을 결심한다. 혼자 살기 위해 돈을 벌만 한 게 뭐 없을까 궁리한 끝에 강의 청탁을 하러 스튜어디스 아카데미 원장인 후배를 찾아간다.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우아진(김희선 분). [사진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우아진(김희선 분). [사진 JTBC]

 

그 장면에서 후배는 “시대에 뒤처지는 ‘노땅’의 강의를 누가 듣고 싶어하냐”며 타박이다. 만약 우리가 그 후배 입장이라면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세련되게 거절했을 텐데. ‘예’라 하기는 쉽지만, ‘아니요’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자칫 어렵게 쌓은 인간관계마저 헤칠 수도 있다.

 

우아진은 드라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품생품사’ 캐릭터다. 이런 그녀의 품위를 최대한 존중하는 언어로 예의 바르게 거절하는 것이 맞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요즘은 젊은 강사 풀이 넘쳐나 선배님의 노하우를 전수하실 강의 기회를 잡기 쉽지 않으실 듯한데요.”

 

그녀는 똑소리 나게 후배에게 한 방 먹인다. 이 장면에서 나는 속 시원함을 느꼈다. 거절이라는 의미는 같지만 어떠한 단어를 쓰는가에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은 너무나 다르다.

 

 

대화에 디자인 옷 입히기

경청의 단계. [사진 세일즈커뮤니케이션12]

경청의 단계. [사진 세일즈커뮤니케이션12]

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다. 한명은 지금 말을 하고 있는 사람. 그렇다면 다른 한 명은 듣고 있는 사람일까? 아니다. 바로 말을 하려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이를 확대하면 세상에는 이 두 종류의 사람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만큼 경청은 본능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상징하는 얘기다.

 

누군가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 게다가 재미도 없는데 장광설이 되거나, 이미 들은 얘기를 하고 또 한다면 자연히 딴청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재미없는 얘기라 할지라도 상대가 내 말을 잘 안 듣고 있음을 알게 되면 지루한 얘기를 한 본인을 탓하기에 앞서 기분이 먼저 상한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상대방에게 경청을 요구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경청을 한다면 대화가 훨씬 즐거워질 것이다.

 

경청의 단계.[사진 세일즈커뮤니케이션12]

경청의 단계.[사진 세일즈커뮤니케이션12]

 

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 교재로 사용한 ‘세일즈커뮤니케이션12’에 의하면 경청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고 스킬로, 여러 단계로 세분화된다고 한다. 첫번째 단계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두번째는 더욱 적극적인 리액션이 들어간다. ‘아~’, ‘음~’, ‘네~’와 같은 적절한 감탄사로 추임새를 넣는 것이다. 세번째는 ‘아 그렇군요!’ 또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와 같이 긍정적인 호응으로 추가 얘기를 끌어낸다. 네번째는 에코잉, 즉 들은 내용의 일부를 따라 하면서 대화를 정리하거나 되묻는 식의 질문을 하는 방법이 있다.

 

 

꼰대들의 대화 습성 

자 이제 경청기법을 배웠으니 대화의 반 이상이 해결되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하는 말을 상대가 재미나게 경청할 수 있도록 대화스킬도 점검해 보자. 지금까지 사회적인 지위나 나이로 인해 상대방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던 나의 대화기법을 어떻게 디자인 할 수 있을까?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 40~50대의 편한 지인들과 가끔 이런 얘기를 한다. 지갑을 연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대우만 받으려고 하지 말고,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 어른이 좀더 베풀어야 한다는 넉넉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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