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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너무 다른 동서양의 ‘자기(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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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1 (화) 

미술치료 전문가 / 센터빌, VA

 

 

은윤선의 미술치료 컬럼

동양과 서양은 서로 다른 문화와 사고를 지녔기 때문에 서양에서 건너온 예술치료의 학술적 이론을 토대로 한 치료를 한국인에게 온전히 적용한다는 것은 실제 치료의 상황에서 걸림돌과 제한점이 많다. 동서양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조와 철학사상, 그리고 교육제도의 차이로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지각방식을 지닌다. 

이러한 동양인과 서양인 간에 생기는 사회 심리적 차이의 괴리가 커서 상호 간에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더러 있다. 서양 심리학은 서양 심리학자들이 그들의 환경 속에서 동족의 심리를 연구하고 경험한 것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이질적인 문화 환경의 동양인 그중에서도 독특한 민족성을 타고난 한국인들의 심리를 전적으로 그들의 심리학으로 다루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예를 들어 동양인들은 상호의존의 관계중심사회 속에서 자기(self)를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개인 중심의 독립적인 사회 속에서 자기를 집단 전체로부터 엄연히 독립된 하나의 객체로 여긴다는 점이 무척 다르다. 이는 동양인에게 있어 성공과 성취가 대체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광을 통해 느껴지고, 서양인들에게 있어 그것은 개인의 업적으로 남겨진다. 

물론 모든 동양인이나 서양인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또한, 동양인들은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 끊임없는 지나친 겸손을 통한 자기비하나 비판적인 생활에 적응해야 하지만, 서양인들은 개인이 지닌 개성을 중심으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였고 자신의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을 중요시하였다. 


동양인들은 위계질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집단의 통제를 수용하고, 반대로 서양인들은 형평성을 존중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선호한다는 점으로 봐서도 서로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성향이 변하기도 하여 100%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서양인의 자기(self)는 서양에서 규정된 나(I)와 동일시된다. 모든 개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개인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이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나’, 즉 self가 그 자체로서의 완전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동양인 중에서 한국인의 자기(self)는 ‘나의 마음(心)’을 뜻한다. ‘마음’은 뜻, 정신, 생각 등을 포함하는 정신세계의 내용과 기능을 말하며 한국인에게 자기계발이란 곧 심성계발을 의미하는 연관성을 지닌다. 그리고 한국인의 자기계발, 즉 마음은 개인적이라기보다 가정에서부터 사회에까지 질서와 목표의 합일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한국인의 자기(self)는 개인 중심의 실재보다는 사회적으로 규범화된 이상적인 가치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만 봐서라도 동서양의 다른 심리의 양상을 알 수 있다.

동양과 서양은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와 사고, 환경 등을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아 문화적 상징으로써 집단무의식이 형성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의식주와 사고방식 등 많은 면에서 서구화된 현시점에서 예전보다 다양한 생활과 사고의 변화를 꾀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잠재되어 온 무의식이 쉽게 변하기란 너무도 힘든 일이다. 
이에 정신건강을 위한 치료적 접근은 대상이 살아온 문화와 환경 그리고 인간관계를 면밀히 다루고 그에 적절한 치료방향을 제시하고 적용되어야 한다. 
이 글은 한국인의 심리를 연구하여 쓴 ‘한국인의 힐링코드’라는 저자의 저서에서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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