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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이 대기업 취직에 유리한 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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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2

 

 

파비클래스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를 왔던 어느 학생에게 들었던 말이다.

 

부모님이, 이름 알려진 학교를 가야 취직하는데 도움이 되지, 처음 들어본 해외대학 나오면 누가 알아주냐 라고 하시는데…

 

여기에 대해서 대답하기 위해 몇 가지 이벤트들을 공유하고 싶은데,

 

그 전에 해외대학의 온라인(or On-, Off-line hybrid) 과정을 한국인 대상으로 제공하게 되면서 매우 양심에 좀 찔리는 1,500단어 이야기를 딱 한 줄로 요약하면,

 

해외대학 학위 돈 주고 사는게, 학벌이 안 좋을수록 더 크게 도움 된다

 

이다. 아 썰 풀려니 벌써부터 양심에 매우 많이 찔리지만, 주 원인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정보력이 형편없기 때문인데, 굳이 따지자면 바보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을 욕 해야 한다.

 

즉, 아래의 사례들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얼마나 무지몽매한 정보력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는지, 그래서 정보 비대칭성 (Information Asymmetry) 덕분에 해외대학 출신이 어떻게 이득을 얻는지에 대한 설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례 1. S 대기업의 해외 인재 채용 방식

내 입장에서는 우리과 꼴등이나 들어가는 직장, 인생 꼬여서 답 없으니까 그냥 타협하면서, 조용히 살려고 가는 직장이지만, 어찌됐건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S 대기업 계열사에 들어가는 것을 무슨 훈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대기업 들어가려면 무슨 이상한 시험도 치고, 그 시험 준비한다고 몇 달씩 쓰던데, 심지어는 준비해주는 학원까지 봤었다.

 

근데, 해외대학 출신들은 입사 전형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당장 그 이상한 시험이 없다. 지원하는 웹페이지도 다르고, 넣는 서류도 다르고, 인사 담당자도 다르게 배정이 된다.

 

해외의 꽤나 큰 도시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ex. 뉴욕, 런던) 인사 담당자들이 학교로 찾아와서 밥도 사주고, 술자리에서도 열심히 취업 설명회를 한다. (아마 그 인사 담당자들은 해외 여행 나온다는 기분인 것 같기는 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채용하는 것처럼 뻣뻣한 자세가 아니다. 해외에 좋은 경쟁사들이 너무 많거든.

 

근데, 이 사람들이 해외 대학에 대한 정보라는게, 어느 신문사나 웹사이트의 학교 랭킹 정보 밖에 없다.

 

극단적인 예시를 미국, 영국에서 각각 하나씩 들어보자.

 

 

미국 사례: Yale 대학교 MBA

미국에서 Yale 대학교 MBA는 순수하게 학교 이름 때문에 가는거지, 동문 파워나 MBA 과정의 브랜드 가치는 전혀 없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학교 자체의 명성은 높지만, MBA 과정 자체는 큰 이름이 없는 학교가 은근히 많은데, 국내 기업들 정보력이 부족하다보니 Wharton MBA처럼 들어가는 경쟁이 어마어마하게 치열한 MBA와 차별을 두질 않는다.

 

미국의 어지간한 Investment Banking에 Wharton MBA 네트워크는 빵빵할지 몰라도, Yale MBA는 본인이 스칸디나비아 반도 출신의 파란눈 + 화려한 미모를 갖춘 Elf급 여신이 아닌 다음에야 입사 자체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야된다.

 

말을 바꾸면, 미국 시장에서 채용에 별 도움이 안 되는 MBA라는 뜻이다.

 

S 대기업이 뉴욕에서 인재 채용한다고 큰 호텔을 빌려놓고 Yale MBA 학생을 면접 보고 있는 걸보고 실소를 감추지 못했던 적이 있다. 심지어 이렇게 좋은 학교를 어떻게 들어갔냐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ㅋㅋ

 

 

영국 사례: Oxford/Cambridge 대학교 경제학 박사

위와 비슷한 맥락이다. 학교 이름은 전세계 명문대, 그냥 명문대도 아니고 초특급 명문대라고해도 손색이 없는 곳들이다. 근데, 세부 전공으로 들어가보면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영/미에서는 흔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그런 정보를 찾을 생각이 없다.

 

위의 두 영국 명문대, 아니 세계적인 명문대가 정작 경제학 대학원을 가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곳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미국에서 100위권 학교를 가는게 위의 두 학교 경제학 박사를 가는 것보다 취직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수학 기반의 경제학 연구가 주류가 된 이래 위의 두 학교가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지 30년이 넘었다. 거긴 장하준 교수님처럼 사회학적 방법론 기반의 경제학 연구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거든. 학계 기준으로 경제학이 아니라 서양사학과 전공의 방법론이다.

 

우리나라 같이 정보가 어두운 나라는 글로벌 경제학 박사 Job Market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하고 있는 위의 두 학교 출신 경제학 박사들에게 엄청난 프리미엄을 준다. 당연히 대기업 면접도 엄청 쉽게 통과된다. 정작 학계 명성이 훨씬 더 좋은 LSE에서 경제학 박사하신 대선배 한 분이 국내 유턴을 고민하며 면접보시곤 황당해하셨던 기억이 있다.

 

 

사례 2. 유학파들 사이의 대화

아래는 현실에서 있었던 대화다.

 

  • A: 야, 싹 다 때려치우고 한국 들어갈란다. 이제 못 해먹겠다 으아아아~
  • B: 그래. 인종차별 X라 당하면서 왜 사냐. 맘 비우고 한국가서 취직하고 편하게 살아라. 포기 못하는 내가 밉다 ㅆㅂ
  • A: 안 그래도 전에 학교 왔었던 S대기업 인사 담당자한테 연락했더니 다음주에 보자고 그러더라
  • B: 야, 아무리 그래도 거기 갈라고 이 공부한건 아니지 않냐? 거긴 학부 졸업하고도 거저 가는데 아니냐?
  • A: 쪽팔려서 동문회 같은데도 못 나가고 그러겠지 뭐. 어쩌겠냐? 그냥 맘 비우고 살란다. 나 쌩까지마ㅋ
  •  

이런 이야기를 해 줬더니, 어느 지방 명문대 학부 출신 분이 그러더라.

 

아, 그런 분이 들어가는데 였네요… 제가 어떻게 S 대기업에 갈 수 있겠어요 흑흑

 

이렇게 국내 대기업 면접을 가면 어떻게 되느냐?

 

  • 면접관: 왜 박사를 7년이나 하셨어요? 원래 5년 과정 아닌가요?
  • 지원자: (임마, 우린 5년만에 졸업하고 교수되는거 불가능이야. 어휴..) 아, 실력이 부족해서 좀 길어졌습니다
  • 면접관: 그나저나 영어는 잘 하실 수 있죠?
  • 지원자: (학교에서 공부만 했는데 잘 할리가 있냐? 7년동안 더 망가졌음 망가졌지..) 네, 먹고 사는데 별 문제 없습니다
  •  

이런 대화를 하고 채용이 된다.

 

학부, 석사 출신이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다. 유학 중에 뭘 공부했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인사 담당관으로 앉아 있으니, 뭘 물어봐야할지를 모를 수 밖에.

 

(둘 다 내 이야기는 아니니까 오해하진 말자.)

 

당장 오픽인가 뭔가 하는 시험에서 제일 높은 영어 스피킹 레벨이 IH (Intermediate High)던데, 이게 대기업 입사 요건이더라? 근데, 이거 해봐야 내 눈엔 입도 뻥긋 못하는 수준인데, 그 실력이라 자기 실력 “뽀록”날까봐 겁나니까 해외 유학파들한테 영어 면접을 안못 한다. 그리고, 대기업 들어간 해외 유학파들 대부분도 실제로 영어를 못하니까 “뽀록”날까봐 자기도 그렇게 면접을 안못 보고. 그냥 악순환인거지.

 

예전에 저 위의 W- MBA를 나오신 분이 영어로 나한테 자기 산업 관련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길래 대답해줬더니,

 

우와, 학부까지 한국에서 한 쌩 토종 데리고 해외 영업 뛸 수 있다고 그러면 누가 믿겠어?

 

라고 놀라시더라. 그 분이 아마 그 회사 전체에서 스펙이나 실력이 제일 좋은 대표선수인 것 같던데, 당연히 그 분은 해외 영업 뛰실 실력 안 되신다. 왜냐고? 나보다 구리던데, 나도 안 되거든. 이게 국내 대기업의 영어 실력 “현실“이다 “현실“. (요즘 “현실”이라는 단어는 비아냥 용도로만 쓰는 것 같다ㅋ)

그러니 더더욱 해외 학위를 들고 있으면 취직 문턱이 낮아질 수 밖에. 당장 토익, 오픽 같은 영어 시험 성적 따위 내라는 소리 안 하거든.

 

 

사례 3. 들어본 대학은 Harvard 밖에 없는 인사 담당관

석사 학위 중에 국내 대기업 인사 담당자한테 술 한잔 얻어 먹을 때

 

왜 S대 나와놓고 이런 처음 들어보는 학교에 와 있어요?

 

라는, 대화를 더 이상 이어나가고 싶지 않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차라리 누구처럼 Harvard 스님학과를 나올걸 그랬나? ㅋㅋ

 

그 때는 그 인사 담당자를 놓고, 뭐 저런 정보력으로 해외대학에서 인력 뽑고 있냐고 고개를 저었는데, 국내 귀국 후에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 대기업에서 인사 담당자로 있는 분들을 여럿 만나봤더니, 그 레벨이 평균치, 아니 최소 상위 1st quartile안에 들어갈 분이더라.

 

(자기들 꿍꿍이로는 날 스카웃 하겠다고 인사 담당자를 보냈는데, 내가 어떤 공부를 했는지를 모르니 “학부 경제학과네요? 근데 어떻게 인공지능해요?”라는 Dog Sound가 나오는거지ㅋㅋㅋ)

 

해외대학 MBA 연계 학위라고 사실상 학위 장사를 하고 있는 서울 북서쪽에 있는 어느 학교 교수님들의 말이다

 

A: 우리나라 기업들한텐 Harvard, MIT 아니면 다 똑같은 해외대학이야

B: X교수, 대기업들 수준 알잖아? MIT도 모를 껄?

 

그렇게 그 해외대학 MBA 연계 학위 받으신 분들이 진짜로 대기업들에 막 채용이 된다. 내 눈엔 MBA라는 가짜 석사 학위 받은, 돈만 버린, 아무런 쓸모 없는 인재들인데, 그런 사람들을 막 채용하더라. 위에서 봤듯이, 토익 성적표 내라 이따위 헛소리 안 하고, 되려 면접관이 굽신굽신 거리면서 뽑는다.

 

좀 이해가 되는 점은, 나처럼 다양한 전공에 대해서 해외 대학 사정을 알고, 각 학생들 별로 이력서 1-2장만으로 속사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만큼 지식과 경험이 쌓인 사람을 뽑아놓고, 대기업처럼 업무 분장이 철저하게 남의 일 / 내 일을 끊는 조직에서 인사 담당자로 배정하기는 너무 아까울 것 같다.

 

그냥 사람 마음 잘 읽고, 잘 구슬리고, 저 남자 직원이랑 저 여자 직원이랑 몰래 사귀는 거 같다 같은 눈치 잘 보는 직원이 인사 담당자로 적절한 사람일텐데, 그런 분에게 이런 해외 대학들 상황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다 갖추라는건 너무 무리한 요구 아닐까?

 

정작 속이 터지는 사람은 바보 인재만 뽑아오는 걸 눈뜨고 볼 수 밖에 없는 회사 오너다.

 

 

+ 우리나라 대학 수준

해외대학에 저렇게 굽신굽신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교육 수준이 대체로 너무 심하게 구리기 때문이다.

 

몇몇 예외적인 전공도 있지만, 국내와서 파비클래스 강의를 거쳐간 수백명의 학생들 수준을 볼 때, 학/석/박에 관계없이 상위 1% 미만의 초특급 인재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형편없는 교육을 받고 나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공학 전공으로 가면 대부분 교수 밑에서 컨설팅 프로젝트나 해 주다가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있더라. 그래놓고 어느 연구소에 박사님이라고 자리 잡고 연구 프로젝트 돌리며 먹고 살던데, 대화를 3분 이상 이어나갈 수 없는 수준의 조잡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압도적 다수다.

 

일부 좀 지식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겠지만, 한 명 만나기 힘든 소수파에 불과하고, 그런 허접 지식을 갖춘 주제에 어느 학교 강의 나가고 있고, 겸임 교수 하다가 아예 정교수로 임명되는 경우도 수차례 봤다. 논문은 돈만 얼마주면 무조건 등재해주는 이상한 SCI 급 저널에 올리고.

 

보스턴 있던 시절에 Harvard, MIT로 Post-Doc을 와 있던 학창시절 지인들이 은근히 많았는데, 다들 국내에 교수 자리 너무 없다고, 이제 지쳐서 한국 들어가고 싶은데 KAIST는 커녕 UNIST, DGIST 같은 학교도 교수자리 나오면 박터진다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했었다.

 

분명히 보스턴에 실력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그 중 정말 많은 숫자가 국내로 돌아왔는데, 어째 내가 업무상 만나는 AI한다고 거들먹거리는 교내 연구 인력 분들 중에 제대로 지식을 갖춘 분이 한 명도 없나?

 

무지식 꼰대들이 대학들에서 정년보장 받고 안 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교육 수준이 엉망진창이 될 수 밖에 없는게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 같다.

 

 

 

구차한 변명 – 좋은 프로그램으로 한국 교육을 새롭게

종합하면, 어느 해외대학 나왔는지에 상관없이 해외대학 나왔다는 이유로 대기업 인사 채용에 큰 이득이 있다. 대기업들이 바보라서. 그리고, 괜찮은 학교로 가면 실제로 교육 수준도 더 높다. 최소한 나는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려고 깐깐한 학교랑 협정을 맺었다.

 

왜 저렴한 국내대학 안 하고, 학비 비싼 해외대학을 골랐냐고 물으면서, 혹시 날 더러 학위 장사하려고 하는거 아니냐고들 그러시더라.

 

우선, 위의 바보 골리기를 이용한 학위장사 목적으로 해외대학의 온라인 과정을 국내에 공급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국내 대기업들 인사팀은 무시하면 무시했지, 관심도 없다. 어차피 우리 졸업생들이 가면 너무 고스펙이라 부담될 것이다.

 

구차하게 변명을 좀 하면, 국내에 대학을 실제로 설립하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기존 대학을 인수하려니 온갖 종류의 문제들을 다 갖고 있어서 선뜻 손을 못 내밀겠는데, 정작 폐교 직전인 대학들도 돈을 몇 백억씩 달라고 뻔뻔하게 굴더라. 그것도 모자라서, 교육부는 교육부 나름대로 국내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실행불가능한 대의명분과 대학지원금이라는 돈줄을 앞세워, 학교들에 온갖 억지를 쓰며 압박하고 있고, 대학 직원의 일부는 교육부 상대해서 학교 안 망하도록 해 주고 있다는 자뻑에 차 있었다.

 

법적으로 미묘한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있는 사내 변호사들이 “너네 감옥 안 가게 해주는데 왜 이렇게 날 괴롭히냐?”고 그러면 차라리 이해라도 할텐데, 어이없는 규정을 곧이 곧대로 따르는 공무원과, 그 공무원에게 “악법도 법이지만, 나는 너를 구워삶아 법을 회피하겠다”는 직원들의 창과 방패 싸움을 보면서, 말 그대로 학을 뗐다.

 

자율 규제를 따르는 해외대학과 제휴를 맺은 것은 저런 말도 안 되는 국내형 대학 운영의 문제점을 피하고, 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교육을 공급하기 위해서지, 위의 Information Asymmetry를 이용해먹으려는 뜻은 아니었다는 점을 꼭 밝히고 싶다. 학생들이 그 덕분에 이득을 보기는 할 것 같다. 다만 수업료가 부작용이라 최대한 장학금을 마련하고 있고.

 

뜻을 같이 하시는 다른 교수님이 내년 3월 예정으로 학부 설립 계획을 정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라.

 

좋은 프로그램으로 한국 교육을 새롭게

 

정년퇴임을 앞둔 그 교수님의 평생의 꿈이다.

내 꿈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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