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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취업,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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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 버나비 메트로타운 힐튼 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잡페어'행사에서 캐나다에서의 성공적 취업에 대해 설명하는 문태진 팀장(밴쿠버중앙일보 DB)(상)

지난 8월 17일 KOTRA밴쿠버무역관 정형식 관장으로부터 멘토 위촉장을 받고 있는 문태진 팀장(밴쿠버중앙일보 DB)(하)

 

 

이 글은 KOTRA밴쿠버무역관의 K-MOVE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한인 차세대 전문가인 문태진 NAV 팀장의 KOTRA밴쿠버무역관 홈페이지 기고글을 전재한 내용임<편집자주>

 

문태진 NAV Canada 항공운항관제회사, 항공운항시스템 관리 팀장 

 

캐나다에서 취직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 중인 두 명의 지원자가 있다. 첫 번째 지원자는 캐나다에서 대학 졸업 후, 398군데에 Job Application Package(Cover letter와 Resume)를 지원했으나 단 한 군데에서 인터뷰가 왔고, 그나마도 Job Offer를 받지 못했다. 두 번째 지원자는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기 4개월 전인 마지막 학기 시작과 동시에 단 한 군데에 Job Application Package를 지원했고, 인터뷰를 거쳐 대학 졸업 3개월 전에 이미 Job offer를 받았다. 아마 한국인들에게 이 두 명의 지원자들에 대해서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일명 스펙(Specification)의 차이라고 답할 거다. '첫 번째 지원자보다 두 번째 지원자가 학교도 더 좋고, 성적도 더 좋고, 자격증도 더 많았으니까 그랬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상이다.

 

첫 번째 지원자의 Job Application Package에는 여러 스펙이 다양하게 나열돼 있었다.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응용통계학을 전공한 후, SFU에서 Computing Science와 Mathematics를 전공했다.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었고, 토익과 토플 성적은 만점에 가까웠다. 대학 졸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사실 역시 나열돼 있었다. 반면에, 두 번째 지원자의 Job Application Package에는 스펙이라고 해봐야 BCIT에서 Electrical Engineering-Telecommunications and Network option 졸업한 것과 1학년을 마친 후 8개월간 Co-op으로 Power Industry의 Start-up 회사에서 근무한 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나열돼있지 않았다. 아마 한국의 대기업 공채 전형이었다면 두 번째 지원자는 1차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됐을 것이 뻔하다.

 

그런데 왜 첫 번째 지원자는 398군데 지원한 곳 중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Job offer를 받지 못했고, 두 번째 지원자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이미 Job Offer를 받았을까? 캐나다 대부분의 회사는 연구직이나 특수한 Position이 아닌 이상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스토리에 있어서는 두 지원자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간단히 비교해보겠다.

 

첫 번째 지원자는 스펙을 제외하면 Job Application package 그 어떤 곳에서도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지냈는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스토리를 전달하는 그 어떠한 항목도 없었다. 졸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그 프로젝트가 어떠한 프로젝트고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이며, 그 기간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 프로젝트 그룹에서 주로 맡았던 역할 등 어떠한 스토리도 없었다. 당연히 Hiring Manager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두 번째 지원자의 Job Application Package에는 스펙이 지나칠 정도로 간단하게 나열돼 있었다. 매 학기 전체 수석을 했고, 매 학기 Top Grade Scholarship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빠져 있었다. 하지만 Student Club에서 Chairman을 했으며 그 기간에 Volunteer Passport Program을 직접 기획·개발·런칭했던 것,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참여했던 인원이 3명이었으며 그중에서 중점적으로 맡았던 부분이 Budget Control과 Software Testing 부분이었던 것, 그리고 8개월의 Co-op 기간에 프로젝트로 미국의 작은 도시에 3개월 동안 지내며 성공했던 사례와 프로젝트 수익 금액 및 그 작은 도시에서 참여했던 봉사 활동 등 수많은 스토리들이 나열돼 있었다. 나중에 Job offer를 받은 후 실제로 Hiring Manager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는 "Job Application Package를 보자마자 인터뷰는 당연하고, 기회가 되면 맥주 한잔하면서라도 꼭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스펙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어떤 대학을 나왔으며, 성적은 어떤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포지션의 특성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펙을 기본적으로 만족만 시키면 더이상 스펙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포지션의 특성상 특수한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그 자격증이 있는지, 그리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학력은 마쳤는지만 본다. 포지션에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기타 등등의 자격증들은 Job Offer를 받는데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 캐나다에서 한국식으로 스펙을 쌓기 위해 집중하면 두 가지 큰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첫 번째로는 Job Application Package에서 Hiring Manager의 관심을 끌 수가 없다. Hiring Manager들은 회사와 포지션의 상황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Job Application Package를 검토하게 된다. 그 수많은 지원서 사이에서 관심을 끄는 Job Application Package가 되게 하려면, 단순한 스펙전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두 번째로, 혹시라도 인터뷰의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인터뷰 중에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해줄 이야기 재료들이 없게 된다. 나의 인터뷰의 경우는 3명의 매니저 (우리 팀 매니저, 다른 팀 매니저, HR 매니저)들과 혼자 3:1의 인터뷰를 2시간 30분간 진행했다. 이야기 재료들이 없다면, 2시간 30분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럼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쌓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간단히 설명하겠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경우 수업만 열심히 들어서 좋은 성적만 받으면 스펙만 쌓는 것이 된다.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그룹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면 스토리가 쌓이게 된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경우, 하루하루 그저 주어진 일만 하면 경력란에 기간을 늘리는 스펙을 쌓는 거다.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근무환경과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스스로 개인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실행, 검토, 분석 후 자료를 남기면 스토리를 만들게 된다.

 

Job Application Package를 작성할 때에도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문장으로 주절주절 이야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같은 사실을 전달해도 'Succesfully completed final term project'라고 전달하면 스펙전달을 하는 아주 지루한 이력서가 된다. 'Succesfully managed final term project over 6 months with 3 team members: Main focus on budget control and software testing' 이라고 전달하면 스토리를 전달하는 이력서가 된다. Cover Letter를 작성할 때에도 추상적인 Fact를 전달하면 스펙 전달이 되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인원, 기간 등을 전달하면 스토리를 전달하게 된다.

 

이 글의 도입부에 비교한 두 지원자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아는지 궁금할 수 있다. 두 지원자의 이야기 모두 본인의 이야기다. 단, 캐나다의 취업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기 전의 모습이 첫 번째 지원자라면,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을 거쳐 캐나다의 취업환경과 문화를 이해한 후의 모습이 두 번째 지원자이다. 이 글을 보게될 많은 한인들이 캐나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하루하루 헛된 노력을 하지 않고, 스토리를 쌓기 위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지내서 꼭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

 

 

KOTRA밴쿠버무역관이 주최한 FSH Career Fair 행사 현장 인터뷰 모습(밴쿠버 중앙일보 DB)689f1e2ea55c8532632dc19b0b9ea298_1510248822_82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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