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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속 ‘K’의 의미: K다움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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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속 ‘K’의 의미: K다움이란 무엇인가?

등록일 2022-11-24 조회 12238

K-pop 속 ‘K’의 의미

: K다움이란 무엇인가?

 

 

 

 

최근 다양한 한국 문화에 ‘K-’ 접두사를 붙이고 있는 국내의 경향과 달리 정작 케이팝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K’가 상징하는 한국성과 점차 멀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는 케이팝 속 ‘K’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인 ‘혼종성(hybridity)’에서 기인한다. 케이팝은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상징하는 ‘K’와 영미권 중심의 글로벌 보편성을 상징하는 ‘Pop’을 결합한 장르명인데, 여기서 ‘K’가 의미하는 지역적 특수성 혹은 ‘한국성’은 다양한 문화 혼종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혼종은 음악 스타일, 퍼포먼스, 비즈니스 모델, 팬덤 문화 등을 통해 드러나며, 케이팝은 이를 모두 아우르며 글로벌 보편성을 추구하는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K’의 한국성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은 보편과 특수 사이의 갈등과 교섭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을 꾸준히 유지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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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1. 들어가며: 새로운 세대의 ‘K’

 

 

2012년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빌보드 핫(HOT) 100)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된 것이 정확히 10년 전이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2년 현재, 케이팝(K-pop)의 세계적인 성공과 인기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처음 <강남스타일>이 성공했을 때는 온 나라가 들썩였고, 5년 후인 2017년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상’을 받았을 때는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20년, 꾸준히 빌보드 앨범 차트(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던 방탄소년단이 싱글 <Dynamite>로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을 때, 또 한 번 많은 사람이 이 사실에 놀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이제는 빌보드 앨범 차트나 싱글 차트에 케이팝 가수가 높은 순위에 올라도 그만큼 화제가 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Dynamite>가 처음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던 날 필자는 아침 7시도 되기 전부터 밤늦게까지 많은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이 일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수많은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느라 일과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른 케이팝 가수들이 빌보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도 예전처럼 전화가 빗발치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이 어느 정도는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동안 케이팝은 새로운 세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던, 그러나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의 전례 없는 큰 성공에 이어 새로 등장한 후배 그룹들마저 해외 팬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기 시작한 2020-2021년은 보통 3세대로 불리던 케이팝이 4세대로 전환된 시기로 여겨진다(김윤하, 2020). 지금까지 한류의 세대 전환이 보통 케이팝의 세대 전환과 거의 일치해왔고, 특히 2세대 이후로 드라마에서 케이팝으로 한류의 중심축이 넘어온 후로 케이팝의 변화는 곧 한류의 변화로 이어졌다(박대민·이규탁, 2022). 따라서 케이팝이 4세대로 넘어가는 지금은 곧 한류 역시 4.0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팝 4세대 흐름에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때로는 남발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온갖 종류의 다양한 한국 문화에 ‘K-’접두사를 붙이고 있는 국내의 경향과 달리 정작 케이팝 속 ‘K’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한국성(韓國性, Korean-ness)과 다소 멀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케이팝이 더 이상 한국적이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케이팝이든 한류든 그 속의 ‘K’는 여전히 매우 한국적이다. 그러나 이 ‘한국적’이라고 하는 형용사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한국적임(being Korean)’과는 다르다. 가령,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휘모리장단이므로 케이팝은 한국적이다(《뉴시스》, 2014. 11. 1.)’라는 방식으로 케이팝의 한국적임(being Korean)을 규정하려 한다면 실제와 인식 사이의 괴리가 일어나게 된다.

 

2. ‘K’와 ‘Pop’의 결합


 

케이팝은 대중음악, 혹은 대중음악 중에서도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장르인 ‘팝(Pop)’과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지역을 나타내는 ‘케이(K)’가 결합한 장르명이다. 글로벌 음악산업 내에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장르명으로는 브릿 팝(Brit pop)이나 스웨디시 팝(Swedish pop), 제이팝(J-pop), 라틴 팝(Latin pop), 캔토 팝(Canto pop)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음악의 국적이 장르를 정의하는 중요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들 장르는 록, 재즈, 힙합, 전자음악처럼 음악적인 특징으로 정의된 장르들과는 달리 음악적으로는 한 가지 스타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성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만들어진 지역, 음악 스타일, 그 외 다양한 요소를 통해 수용자들은 케이팝을 다른 음악들과 구분되는 하나의 독립된 음악 장르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한국 대중음악 역시 ‘영미 대중음악(Anglo-American popular music)’의 압도적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이와 더불어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종종 ‘전통 가요’라고도 불리는 트로트마저도 실제로는 한국 전통음악보다는 영미 대중음악과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일본 대중음악에 연원을 두고 있다(손민정, 2009).

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과 민주화, 인터넷의 발달과 대중화, 글로벌 미디어산업의 한국 진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한국과 중심부 사이의 공간이 압축된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한국과 글로벌 음악산업 사이에 존재하던 ‘시차(時差)’마저도 거의 사라졌으며, 케이팝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케이팝은 한국의 전통음악인 국악이나 민요보다는 영미 대중음악으로부터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글로벌한 보편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발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넓게 보면 이 역시 한국성의 영역보다는 국제성(國際性, internationality) 혹은 글로벌함(globality)의 영역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케이팝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영미 대중음악, 특히 알앤비(R&B)와 힙합 등 미국 흑인음악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는데(Anderson, 2020), 이는 글로벌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보편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팝의 한 종류로서 케이팝이 갖는 글로벌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이 그저 팝이 아닌, 국가·지역 정체성을 드러내는 형용사 ‘K’와 결합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한국의 지역 음악으로 시작한 케이팝이 태생적으로 가진 특성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대중음악 산업의 중심인 영미권, 넓게는 서양이 아닌 비(非)영어권이자 비서양 지역인 동아시아 내 한국적인 맥락에서 생산·유통·소비되는 음악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즉, 케이팝의 ‘팝’이 글로벌 보편성을 상징한다면 ‘K’는 지역적 특수성을 상징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케이팝이 글로벌 수용자들에게 영미권의 팝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케이팝이 한류의 일부이자 첨병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이후 케이팝은 기본적으로는 ‘K’로 표상되는 한국적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꾸준히 글로벌 보편성을 지향해왔다. 그 결과 케이팝은 글로벌 수용자들에게는 이국적으로 느껴질 한국성을 드러내고 그것을 매력 포인트로 삼는다는 점에서, 얼핏 들으면 영미 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보편성을 강조하는 스웨디시 팝과는 다르다. 하지만 케이팝은 한국성을 과도하게 전면에 내세우며 이국적인(exotic) 다름을 강조하는 민속음악이나 월드 뮤직(world music) 등과도 차별화하며 글로벌 대중음악 산업에서 자신의 자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3. 혼종성에 바탕을 둔 케이팝 속 ‘K’


 

케이팝의 ‘K’, 즉 한국성은 음악 내외적으로 다양한 방식과 스타일을 통해 구현된다. 헵디지(Hebdige, 1979)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러한 다양한 음악 내외적 스타일과 표현 양식은 한데 모여 케이팝이 하나의 음악 장르를 넘어 보다 폭넓은 범위의 문화가 되는 기반이 된다.

그렇다면 케이팝이 추구하는 ‘K’ 혹은 한국성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우선 글로벌한 감각과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음악은 케이팝 음악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다. 그러나 그것을 조합하고 해석하는 방식에서, 즉 소위 ‘후크(hook)’라고 불리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끊임없이 반복되며 전자음악과 힙합, 알앤비, 록, 심지어 트로트와 같은 다양한 장르가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한다.


 

거기에 얹힌, 한글을 중심으로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 일어, 중국어까지 자유롭게 뒤섞인 가사는 음악 구성의 케이팝에 한국성을 부여하는 또 다른 요소다. 이는 다른 음악 장르에 비해 매우 개방적이며 동시에 다양한 문화 요소들을 뒤섞는 하이브리드(hybrid), 즉 혼종(混種)에 거리낌이 없는 케이팝만의 특징으로, 글로벌 보편성이 아닌 ‘K’, 즉 대표적인 한국성으로 여겨진다.

케이팝에서 음악적 특성만큼이나 중요한, 때로는 음악보다도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바로 퍼포먼스(performance)다. 보통 퍼포먼스라고 하면 소위 ‘군무’라고 불리는, 그룹 멤버 여러 명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강렬하고 난이도 높은 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케이팝의 퍼포먼스는 춤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통일감 있는 의상, 독특한 화장법과 머리 모양, 독자적인 색감과 서사의 개성적인 뮤직비디오,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 생방송 등을 통해 보여주는 다채로운 일상이나 자체 제작 버라이어티 등 무대를 떠나서 보여주는 모습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더불어 기획사의 연습생 제도와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아이돌’이라고 하는 독특한 정체성의 가수를 육성하는 과정, 데뷔 이후 합숙 생활 및 기획사의 관리(때로는 통제), 기획사와 아이돌, 팬 사이의 기묘한 삼각관계로 대표되는 케이팝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국내외에서 한국적이라고 자주 거론되는 요소로, 해외에서 이것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산업 연수’를 올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성을 대표하는 특성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외에 아이돌이 갖추어야 하는 필수 미덕인 도덕성과 착실함 및 진정성 등 소위 ‘훌륭한 인성’, 다양한 미디어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며 멤버 간의 관계 서사(속칭 ‘케미’) 및 팬들과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가수와의 팬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나, 기획사와 가수, 팬들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 활용 방식 등도 케이팝의 독자적인 특성인 ‘K’의 일부로 여겨진다. 이러한 특성들은 다른 글로벌 음악 장르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거나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흩어져 존재하는 것들이지만, 케이팝에서는 이 모든 것이 ‘맥시멀리즘의 미학’을 바탕으로 합쳐져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이자 ‘문화 종합 선물 세트 (total package of culture)’를 이루게 된다. 이처럼 케이팝 속 케이의 한국성이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한국성이라기보다는 문화 혼종을 바탕으로 형성된 현대적이고 새로운,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정치·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과 단단히 묶여 있는 한국성이라고 할 수 있다.


 


 

4. 마치며: 케이팝의 확장과 ‘K’의 미래


 

2022년 9월 발매된 블랙핑크의 두 번째 정규 앨범 《Born Pink》는 발매 1주일 만에 2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이 앨범 수록곡 가사의 대부분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되어 있다. 또한 글로벌 수용자들이 케이팝을 향유하는 주요 창구인 유튜브에서 블랙핑크 관련 유튜브 콘텐츠 조회수 가운데 한국의 비중은 고작 3.7%에 불과하다(《연합뉴스》, 2022. 10. 10.). 더불어 네 명의 멤버 중 교포 멤버와 외국인 멤버 두 명이 그룹에서 음악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 특히 외국인 멤버 리사는 네 명의 멤버 중 전 세계적으로 팬덤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강렬한 랩과 뛰어난 퍼포먼스를 통해 블랙핑크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한다. 이는 비록 영어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꾸준히 한국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래로 앨범을 발매해 온, 전원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과는 대조적이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보편성(팝)과 지역적 특수성(K) 사이에서 후자를 조금 더 강조해왔다면, 블랙핑크는 전자에 더욱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그런데도 블랙핑크가 여전히 일반적인 글로벌 팝스타라기보다는 ‘한국의 케이팝’을 대표하는 존재로 국내외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는 과거에 비해 ‘K’가 내포하는 한국성의 범위가 그만큼 확장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성이 국적과 민족적 배경, 언어를 넘어 혼종성을 바탕으로 하는 독자적인 음악과 퍼포먼스, 비즈니스 모델 및 팬-가수-음악인 사이의 관계 형태와 미디어 활용 방식 등을 모두 포괄하게 되면서 그만큼 다양한 스타일이 ‘K’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가령 SM과 JYP의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탄생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니쥬(NiziU)나 웨이션브이(Way-V)처럼 일본과 중국 현지인으로 구성하여 한국어가 아닌 현지어로 활동하는 그룹은 물론 이엑스피 에디션(EXP EDITION)이나 가치(KAACHI)처럼 해외에서 비(非)한국·비동아시아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여 스스로의 정체성을 ‘케이팝 그룹’으로 규정하고 활동하는 이들까지도 이제는 모두 케이팝으로 포함하고 있다. 케이팝이 생산과 소비 양쪽에서 점차 지역성을 벗어나 크게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케이의 특수성이 점점 더 팝의 보편성을 흡수하며 변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케이팝이 글로벌 팝음악과 차별화되는, 국내외 팬들이 케이팝에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K’와 팝의 상호 갈등에서 만들어지는 기묘한 타협과 균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케이팝에게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케이팝은 현재 글로벌 문화 시장에서 새롭고 독특한 취향의 음악을 원하는 젊은 세대에게 ‘K’의 특수성을 제공하며 일종의 대안 문화의 지위를 구축하였다. 미디어 환경 변화와 취향의 다변화로 인해 주류의 영향력이 과거처럼 크지 않은 현재, 대안 문화로서의 케이팝은 방탄소년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그 위상과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종종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케이의 지나친 확장으로 인해 혼종성에 바탕을 둔 한국성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 약해지고 보편성이 강해질 경우, 케이팝은 대안 문화를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 내 주류 장르로 안착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글로벌 팝음악에 흡수되어 독자적인 매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케이팝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세대로 진화하여 케이팝 속에서의 ‘K’와 팝이 과거보다 더욱 치열하게 대립과 교섭(交涉)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할지라도, 그로 인해 K를 아예 내려놓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는 음악 장르이자 문화로서 케이팝이 지닌 본질적인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김윤하 (2020. 6. 25.). 케이팝 4세대가 온다. 《ize》.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629

김태은 (2014. 11. 1.). 박상진 교수 “싸이 강남스타일은 국악 휘모리장단”. 《뉴시스》.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141101_0013268996

박대민·이규탁 (2022). 한류의 산업화, 금융화, 그리고 스타트업화: 한류와 K-pop 보도 21년치 뉴스 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언론정보학보》, 112권, pp. 7-66.

손민정 (2009). 『트로트의 정치학』. 서울: 음악세계.

이규탁 (2016). 『케이팝의 시대』. 파주: 한울엠플러스.

이규탁 (2020). 『갈등하는 케이, 팝』. 서울: 스리체어스.

이동준 (2022). 한류정책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 2020 신한류 정책담론을 중심으로. 《문화와 융합》, 44권 3호, pp. 725-748.

이태수 (2022. 10. 10.). 걸그룹 글로벌화 가속…블랙핑크 유튜브 96%는 해외서 시청. 《연합뉴스》. https://m.yna.co.kr/view/AKR20221004066200005?section=entertainment%2Findex&fbclid=IwAR1xYAV7nPmYvvpjjpG3P_QpBm0B7CPQp9YE1epNpI3YHAqX_FRuGTJAiLI

조국현 (2022. 10. 24.). “태국의 블랙핑크 될래요”‥아이돌도 ‘유학’. 《MBC》.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419911_35752.html?fbclid=IwAR3H4pG0FeaC4y71R7vfBONjXWbbluQ8y5STBZQdsdIAgS-OXogAVJM6ttc

Anderson, C. S. (2020). Soul in Seoul: African American popular music and K-pop. Jackson: Mississippi.

Hebdige, D. (1979). Subculture: The meaning of style. London: Routledge

 

 

글ㅣ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부교수

     (출처 : 한류NOW 2022년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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