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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매혹적인 대화법이 이긴다 : 왜 그 사람의 말은 행동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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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이정숙

KBS 공채 3기 아나운서로 입사하여 20년 동안 근무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국제전문가 과정 중 국제관계 및 스피치 이론 3년 과정을 수료했다.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시그니아 미디어그룹 대표를 역임했으며,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CEO PI(President Identity) 최고위과정을 위탁 운영했다. 정부 부처 장관 및 차관, 대검찰청 간부 대상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삼성전자, GE, 하나은행 등의 관리자 및 임원 대상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했다. 그 밖에 다수의 기업에서 소통, 대화 관련 특강을 했다. 현재는 에듀테이너그룹 및 유쾌한 대화 연구소 대표이사이며 글로벌 교육 콘텐츠 회사인 오리진보카 공동 대표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상처 주지 않는 따뜻한 말의 힘》 《말할 때마다 행운을 부르는 대화법》 《마음을 읽어주는 유쾌한 남녀 대화법》 《언어 멘토링》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 78》 《실속 대화법》 《내 아이를 위한 엄마의 대화법》 《냉정한 엄마가 아이를 당당하게 키운다》 등이 있다.


 

프 롤 로 그

 

 

“왜 그 사람의 말은 나를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할까?”

 

한 분야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지식 융합 사회가 되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타 분야 전문가들과도 지식을 공유하고 통섭해서 기발하고 창의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가동시켜 어떤 천재적인 사람의 탁월한 아이디어로도 혼자라면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창의적이고 폭발적인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처음 만난 사람 간에도 금세 의기투합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첫 대면에서도 의견만 맞으면 친한 친구 사이보다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이 오갈 수 있고 대형 프로젝트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대에는 언제 어디서나 남의 눈을 잡아끌어 대화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선도하는 세상의 주역이 된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매력 있다’ 혹은 ‘매혹적이다’라고 평가한다. 그들은 딱히 빼어난 미모를 가졌거나 잘 알려진 유명 인사가 아닌데도 주변에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곁에 있으면 그의 전화는 쉴 새 없이 벨이 울리고, 그가 말하면 거부하지 않고 그의 말대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것도 이들에게는 훨씬 쉽다.

 

이런 사람들은 모임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머리에 유독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 사람과 오가며 잠깐 스쳤을 뿐인데 그의 팔을 붙들고 찻집으로 가서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고 싶게 만든다. 그 사람이 어려운 부탁을 하면 내 몸 돌보지 않고 들어주고 싶어진다.

 

도대체 그런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달변이나 화려한 수사에 능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단지 ‘매혹적인 대화법’을 잘 알 뿐이다. 나만 돋보이게 하거나 생존경쟁에서 이기게 만들어주는 대화 기술을 한 차원 넘어서는 대화법을 구사할 줄 안다는 것이다. 매혹적인 대화의 저변은 신뢰와 진정성이 떠받치고 있다. 따라서 그리 특이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누구나 조금만 그 방법을 알면 쉽게 실천에 옮겨 변화된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바뀌고 있다. 수직적인 조직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위층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타인의 눈에 잘 띄게 된다. 그러나 수평적인 조직에서는 상위층도 대화의 품격이 남다르고 매력이 있어야 타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예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하위직에서도 대화에 능한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다. 다양한 첨단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결합하면서 사람들의 주변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 손 안에 항상 휴대하는 기기 안에도 온갖 진귀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이 흘러넘친다. 그러나 눈과 귀가 바쁜 요즘 시대일지라도 말 몇 마디로, 글 몇 문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매혹적인 대화법은 상대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말 몇 마디로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고, 그를 행동하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그동안 여러 대화법을 소개했고, 최근 외서 등 다른 분들의 대화법 관련 저서들도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매혹적인 대화법’에 도전할 수 있는 분들이 아주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삶으로 옮겨지듯, 말 역시 삶으로 옮겨진다. 매혹적인 대화법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매혹적인 인생을 안겨드릴 것임을 확신한다.

                                                            

2014년 4월

이정숙


 

차 례

 

 

프롤로그

 

1장     가슴에 남는 매혹적인 대화법

‘매혹’과 ‘매력’은 어떻게 다른가

매혹이란 무엇인가

욕망|희망|공포|명성|힘|악덕|신뢰

왜 매혹적으로 말해야 하는가

나는 얼마나 매혹적인 사람인가

 

2장     매혹적인 대화로 무장하자

사람들의 강렬하고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살펴라

한 분야 이상의 전문적 식견을 갖추어라

주려면 아낌없이 듬뿍 주어라

나만의 유행어를 만들어라

가급적 남의 입에 많이 오르내려라

반전의 파워를 사용하라

매혹적인 말이 꼭 세련된 말은 아니다

 

3장     매혹적인 대화로 단번에 사로잡자

현대인을 위한 매혹적인 대화법

광고 카피처럼 말하라

영상 화법으로 말하라

매뉴얼화한 정보를 제공하라

튀지만 예의 바르게 상대하라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토리를 찾아라

멋진 기획은 반드시 사전에 소문을 내라

매력적인 남의 이야기는 내 것으로 차용하라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단어 선택에 목숨을 걸어라

말보다 눈에 띄는 볼거리를 제공하라

인간관계를 살려내는 매혹적인 대화법

수직적 대화에서 수평적 대화로

무료하지 않게 뇌를 격동시켜라

추측하지 말고 고백을 끌어내라

다름을 인정하라

오만하지 않되 당당하게 말하라

무리한 요구에 이성적 해결책을 제시하라

진정성 있게 말하라

꼭 기억하라, 경청이 최고의 매혹임을

신뢰가 말의 무게를 결정한다

상황을 반전시키는 매혹적인 대화법

실언을 이슈로

위기를 기회로

경쟁자를 옹호자로

질책을 고마운 충고로

거절을 관계 강화로

주변인 위치를 주역으로

 

4장     모두가 공유하는 매혹적인 대화법의 사례

행동을 이끌어내는 매혹의 달인

매혹적인 질문_ 관계 확장과 소통이 가져오는 집단 리더십

매혹적인 요구_ 감사하다는 말의 파워

매혹의 핵심_ 신념이 마음을 움직인다

매혹적인 스리쿠션_ 간단하게 Yes를 이끌어내는 방법

 

5장     매혹적인 VS 매혹적이지 않은

매혹적인 대화법의 강력 포인트 7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타인의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먼저 한다

나만의 대화 콘텐츠를 만든다

사소한 용어도 신중히 선택한다

반드시 대화 매너를 지킨다

언어의 생물적 본성을 이해한다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매혹적이지 않은 대화법의 강력 포인트 8

원색적 표현을 한다

내 비밀을 타인이 휘두르게 한다

남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사소한 결정도 본인 위주로 내린다

논쟁을 싸움으로 변질시킨다

의견이나 신념을 나타내기 위해 단정적 표현을 한다

대화 중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본다

노골적으로 자기 홍보를 한다

 

에필로그



‘매혹’과 ‘매력’은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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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은 타인으로 하여금 누군가의 말에 끌리게 하는가, 거부하게 하는가를 결정짓는 그 무엇이다. 매력 있는 사람의 말에는 누구나 쉽게 매혹을 당한다. “그 사람 참 매력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이 뭔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먼저 ‘매혹’과 ‘매력’부터 구분해 보자. ‘매혹’이란 단어는 영어로는 ‘fascination’이고, 라틴어로는 ‘파스키나레fascinare’이다. 어원을 살펴보면 ‘주문을 걸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말은 중세 시대의 마녀들이 말로 세상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도록 해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bewitch’라고도 한다. 귀신에 홀린 것같이 자기 의지를 잃고 누군가의 말대로 끌려간다는 뜻이다.

‘사로잡다’라는 의미를 가진 ‘captivate’는 ‘무엇인가를 잡는다cap=take’는 말에 ‘언급된 특질을 부여하다ate’가 합쳐진 말이다. 형용사형인 ‘captivating’, ‘captivative’는 ‘매혹적인’, ‘매력 있는’,  명사형인 ‘captivation’은 ‘매혹’, ‘매료’, ‘매력’이다. ‘captivator’는 ‘매력적인 사람’을 뜻한다. 결국 ‘fascination’과 ‘captivate’는 모두 ‘귀신에 홀린 듯 끌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자로 ‘매혹魅惑’의 ‘魅’ 자는 뜻을 나타내는 ‘鬼귀신 귀’에 발음 요소인 ‘未아닐 미’가 합쳐진 ‘도깨비 매’ 자를 쓴다. ‘魅’ 자는 ‘매료魅了’나 ‘매력魅力’ 등에도 쓰인다. 역시 ‘도깨비처럼 끄는 힘’을 가졌다는 말이다.

이처럼 ‘매혹’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매력’이란 ‘도깨비처럼 끄는 힘’을 말하고, ‘매혹’은 그렇게 유혹하여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저 사람 참 매력 있다”를 넘어 “저 사람 말은 다 옳아”의 수준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요즘 매혹적인 말 몇 마디로 깐깐하기로 이름난 부자들의 지갑을 열어 세계적 규모의 자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다. 그녀가 단순히 육감적인 할리우드 인기 배우라서 부자들이 저개발국과 분쟁국을 돕는 기금을 서로 더 내려고 지갑을 여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으로 따지자면 그녀 못지않은 미모로 인기를 누리는 할리우드 배우는 많다. 안젤리나 졸리가 그런 배우들과 다른 점은 바로 매혹적인 화법에 능하다는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그동안 캄보디아, 타히티 등 재난 피해가 심한 나라의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면서 사회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지금은 시리아 등 분쟁 지역을 돕는 일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2012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 특별 대사로 선임되었고, 다음 해인 2013년 6월 24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전쟁 지역 성폭력 근절에 대한 연설을 했다.

 

안보리가 합의할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지만, 전쟁 성폭력 범죄 문제를 최우선으로 둬야 합니다. 전쟁 도구로 자행되는 성폭행은 안보 공격이며, 성폭력 범죄가 발생하는 국가에는 절대 평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안보리가 성범죄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면 모든 국가가 하나가 되어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성폭력에 대한 공포는 계속될 것입니다…(중략)…분쟁 지역 내 성폭행 피해자들은 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성폭력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문화의 희생자이기도 합니다. 이는 슬프고 화나는, 정말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연설로 유엔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의 마음을 움직여 성폭력 범죄 근절과 궁극적 예방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106’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마지막에 분쟁 지역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문화의 희생자이기도 하다며 “이는 슬프고 화나는, 정말 부끄러운 현실”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그리고 안보리가 반드시 불처벌impunity을 종식시키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화법은 경험담, 주장 그리고 청중들이 행동에 옮겨야 할 실천 방법 등으로 구성된다. 물론 밑바탕에는 재난 지역의 아이를 입양하는 등의 실천하는 삶으로 보여준 그녀의 진심이 깔려 있고,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신뢰가 있다. 그녀는 모든 내용을 또박또박 목소리를 높여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녀만의 매혹적인 화법이다. 먼저 경험담을 섞어 감성에 호소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자기주장을 강조한 후, 청중이 어떤 일을 어떤 순서로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대개는 말을 잘하는 사람들도 종종 자기 감정에 휘둘려 문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짚지 못하고 감정적으로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감동은 주지만 듣는 사람이 감동의 결과를 어떤 방법으로 행동에 옮겨야 할지를 정확히 말하지 않아 결과물을 거두지 못하기 쉽다. 반면, 안젤리나 졸리는 행동 지침을 명확히 말해 부자들이 즉각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직장에서도 직무에 태만하거나 자주 지각하는 직원에게 일일이 화를 내기보다 그런 행동이 가져온 당사자의 불이익, 그런 말을 하는 당신의 느낌, 당사자가 차후에 해야 할 행동 지침을 함께 전달해야 거부감을 주지 않고 실천으로 연결된다.


매혹이란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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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fascination’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도깨비처럼 끌어당겨 상대를 유혹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타인을 내 말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이다. 사람이 가진 힘 중 가장 신비롭고 거대한 힘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말 몇 마디로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힘과 견줄 만한 것은 없다.

매혹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본능을 움직여 저절로 행동하게 하는 힘이다. 그 힘은 인간의 본능을 움직여야 나온다.

인간은 동물적 본능을 타고난다. 한편, 이성을 가졌기에 남의 눈을 의식하고 그 본능을 안으로 감추려고 한다. 그러나 내면에서 항상 밖으로 표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런 본능의 스위치를 조종하면 누구나 쉽게 매혹을 당한다. 본능의 주요 스위치는 욕망, 희망, 공포, 명성, 힘, 악덕, 신뢰 등이다. 이 스위치들을 어떻게 움직여서 타인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욕망

사람의 마음에는 여러 종류의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잘 자극되기 쉬운 욕망으로는 성욕, 식욕, 복수심, 경쟁심, 명예욕 등이 있다. 인기 많은 영화나 드라마는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데, 내면에 감춰둔 욕망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대리 만족시키는 방식이다. 종종 예술가들도 이런 인간의 심리를 작품에 능숙하게 반영한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1921년에 이미 의사와 환자 사이에 발생하는 일종의 ‘매혹’이 최면을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람과 사람 간의 ‘애정’은 성적 욕망에 불을 질러 상대방을 ‘최면’ 상태로 몰아넣는다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욕망을 자극해 최면 상태로 만들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나쁜 일에도 즉각 순응하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프랑스의 철학자 뱅상 데콩브도 “유혹은 타자를 진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매혹에 빠지게 만드는 유혹의 문제 역시 고대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유혹자의 일기》에서 “유혹에 있어 단 하나의 실패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얽매이는 것이다. 진정한 카사노바는 여자를 욕망하지 않는다. 욕망되어지기를 욕망할 뿐이다”라고 했다.

이런 욕망에 기대어 가짜 만병통치약, 부동산 사기, 부유층의 섹스 스캔들 등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대체로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이 본능적 욕망을 감추지 않고 미화하거나 잘 이용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거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할 수 있다.   

 

희망

인간의 삶에 희망이 없었다면 금세 멸종되었을 것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희망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어 사는 것이 죽기보다 힘겹고 고달파도 수백만 년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따라서 사람은 누구든지 희망을 이야기하면 쉽게 매혹당한다.

대부분의 종교는 인간에게 희망을 이야기해 오래 존속될 수 있었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에 희망의 색채를 입힌 것이다. 일찍부터 인간은 사후 세계에 대한 희망으로 종교를 발달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일생을 열심히 산 덕분에 지금과 같은 눈부신 문명을 이룰 수 있었다. 그 희망이 원시사회부터 이어진 잔혹하고도 잦은 전쟁, 배신, 폭력, 질투, 가난, 배고픔, 추위, 더위 등을 모두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오래된 신화들은 이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그리스 신화를 예로 들어보자. 그리스 신화의 장소적 배경은 신들이 사는 올림포스 산이다. 그 산 위에서 열두 명의 신이 인간처럼 사랑하고, 질투하고, 배신하고, 다투며 산다. 인간과 신의 다른 점은 신은 영원히 죽지 않으며 전지전능한 힘을 가졌고, 인간은 신들의 그런 힘을 부러워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신화는 인간이 신들의 미움을 사지 않도록 조심하고 바르게 살다 죽으면 신들의 세상인 올림포스 산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그 희망 덕분에 바위투성이 섬들로 이루어진 척박한 땅을 일구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인류 문명의 근원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리스에 이어 서방세계의 문명을 구축한 로마 사람들 역시 비슷한 신화를 믿었다! 사후에 신들의 세계로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온갖 고통을 견디고 피로 얼룩진 전쟁을 일삼았다. 그 결과 유럽을 통일하는 것은 물론, 인근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일부까지 차지하고 거대 제국을 이루기도 했다.

로마제국 중반에 전 유럽을 휩쓸며 나타난 기독교는 아예 사후 세계를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었다. 기독교보다 몇백 년 먼저 생긴 불교에서도 사후 세계를 극락과 지옥으로 나누었다. 사람들은 더욱 확고한 믿음으로 사후 세계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더욱 충실한 삶을 살아서 문명의 꽃을 활짝 피워냈다. 이는 서양의 위대한 건축, 예술 그리고 과학과 정치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최근의 영화, 드라마, 문학작품 등도 인간이 갈구하는 희망을 환상으로 그리면 대부분 성공한다. 미국의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미드나이트 인 파리Midnight in Paris>는 세계인이 파리라는 도시에 품은 환상을 자극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큰 줄거리는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이 1930년대의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시대적으로 헤밍웨이, F. 스콧 피츠제럴드 같은 소설가들을 비롯해 피카소, 달리 등의 미술계 거장들이 파리에서 활동하던 때다. 영화는 주인공이 매일 밤 이들과 함께 파리의 이름난 명소들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자기들도 똑같이 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파리 관광에 나섰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린 영화들은 폭력, 판타지 등 장르 불문하고 스토리 안에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영화 <아바타>가 좋은 예라 하겠다.

이처럼 희망은 사람들을 매혹하는 중요한 스위치다. 매혹적인 대화를 하려면 생활 속에서 비난이나 비판, 지적은 삼가고 희망을 제시하고 격려를 하는 게 좋다.

 

공포

어느 날 한 학부모가 나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저희 남편은 아이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말을 듣게 하는 방법이 유용하다며, 아이들이 할 일을 미루면 그때마다 무섭게 다그쳐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봐 아주 못마땅해요.”

공포를 자주 사용하면 영향력이 약화되고 적개심만 키울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공포가 잘 통하지 않는 이유도 이미 너무 남용해서 더 강한 공포가 아니면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약이 때로는 명약이 될 수 있듯이 꼭 필요한 순간에 조성한 공포는 상대를 매혹시킬 수 있다. 

 

매혹이란 인간의 본능을 움직여 저절로 행동하게 하는 힘이다.

 

공포감을 주는 단호한 경고는 상대방이 누구건 간에 말을 잘 따르게 하는 단발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남용하면 매혹의 힘이 급격히 쇠락한다. 공포성 경고는 급박한 상황이나 결단을 촉구하는 경우에만 사용해야 매혹의 스위치가 될 수 있다. 마치 독약을 처방하여 병을 치료하듯 말이다. 

유능한 쇼핑호스트들은 소비자에게 공포를 은근히 주입해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다. 그들은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상품 설명을 한 뒤, 조금 빠르고 높은 목소리로 ‘곧 ○○ 색상, ○○ 규격 등 일부 품목이 품절된다’며 ‘빨리 주문하지 않으면 더 이상 이 가격에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일종의 공포감을 조성한다. 이때 소비자 구매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공포를 남용하면 대화 회피와 분노로 이어지기 쉽다. 공포는 매혹적인 만큼 후유증도 많다.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해야 한다.

유능한 쇼핑호스트들을 벤치마킹하면 공포를 적절하게 이용해 매혹적으로 대화하는 요령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상품을 설명하는 사이사이에 음악을 띄우고 상품 사진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결정한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물론 공포로 인한 긴장감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곧 품절될 것이라는 경고를 짤막하게 반복해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미적거리지 않도록 다잡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공포는 가정에서도 상대방을 내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매혹시키는 데 이따금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가 공부를 게을리할 때 부모가 빈번하게 강력한 경고를 함으로써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은유적이지만 단호하게 경고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인생이 힘들다며 어깨를 축 늘어트린 자녀, 후배, 제자에게는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인용하며 인생의 어려움에 대한 공포감을 은밀하게 조성해서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나온 이야기야. 한번 들어볼래?

어떤 젊은이가 길을 가다가 숲에서 뛰어나온 사자 한 마리를 만났어. 위기에 처한 젊은이는 칡넝쿨을 잡고 근처에 있던 우물 안으로 급하게 몸을 피했지. 그런데 칡넝쿨에 매달려 아래를 보니 우물은 말랐고, 바닥에 독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어! 위에서는 사자가 내려다보며 으르렁거리고, 아래에는 독사가 우글거리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상황이었지.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젊은이가 매달려 있는 넝쿨마저도 우물 벽을 타고 온 검은 쥐와 흰 쥐가 갉아먹고 있었어.

밤과 낮을 상징하는 검은 쥐와 흰 쥐는 번갈아가며 나타나 젊은이가 매달린 생명줄을 야금야금 갉아먹었지. 톨스토이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인생이라고 말하고 있어.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 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젊은이가 하늘을 쳐다보니 우물곁에 있는 큰 나무의 가지에 벌집이 하나 매달려 있었어. 벌집에서 꿀이 넘쳐흘러서 우물 안으로 뚝뚝 떨어졌지. 젊은이는 자신의 처지도 잊고 그 꿀을 받아먹으며 태평스럽게 “아, 달다! 달아!” 하고 감탄했어.

톨스토이는 단맛에 취해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잊고 칡넝쿨에 매달려 있는 어리석은 모습이 바로 인생을 사는 인간의 모습임을 말하고 있는 거야.

 

이런 설명은 매우 부드럽고 은유적이지만 충분히 공포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듣는 이는 이야기를 통해 인생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고 더 이상은 어리광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부드럽고 은유적인 공포심은 매혹의 중요한 기제로 쓰이고 있다. 

 

명성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 “내가 누구인 줄 알아? 나 ○○○이야” “내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아” 등의 잘 알려진 말은 명성에 대한 인간의 본능이 얼마나 강한지를 설명한다.

외국 학계의 어떤 조사에 의하면 사람은 명성을 얻기 위해 최소한 39.5년을 투자하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부러지는 희생도 감수한다고 한다. 그만큼 명성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큰 것이다.

최근에는 명성과 부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짐으로써 명성의 매력도가 더욱 높아졌다. 사소한 물건 하나라도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그 물건을 써본 사람들의 평판을 확인한 후에 구매한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명성 높은 사람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명성을 얻으면 매혹적인 대화가 쉽다. 명성은 존재 증명이다. 자신의 명성이 미약한 사람도 상대방의 명성을 인정함으로써 매혹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예컨대 딱 한 번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나 “○○○ 씨 아니세요?” 하고 반갑게 맞으면 상대방은 자기의 명성을 알아주는 당신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명성을 얻거나 인정하면 매혹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인간은 태초부터 힘에 대한 갈망이 매우 컸다. 오랫동안 공존해 온 맹수들은 물론, 작지만 인간을 위협하는 전갈, 독거미 등의 생명체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강한 힘에 대한 갈망을 키운 것도 그 때문이다. 팔을 좀 더 길고 강하게 만들려는 갈망으로 칼과 창을 발명했고, 힘세고 빠른 다리에 대한 열망으로 야생동물이던 말을 길들였다.

태초의 다른 생물에 비해 개체 수가 적고 세력이 약했던 인간은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확산시키는 동안 힘센 동물과 독을 가진 곤충, 자연재해의 힘에 맞서야 했다. 뼛속 깊이 힘의 위력에 시달려온 인간은 자신의 힘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한편, 막강한 힘을 만나면 굴복함으로써 생명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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