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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 ‘국제매너’ 타문화의 이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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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6 11:38

 

 

글로벌시대 ‘국제매너’

타문화의 이해

 

글/ 하중호(컬럼니스트, 세종대 초빙교수)

 

매너(manner)의 사전적 의미는 방법, 방식, 태도이며 예의바른 행동을 뜻한다. 결국 매너는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편하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에티켓(Etiquette)과 매너의 차이는 에티켓이 사람들 사이의 합리적 ‘행동기준’이라면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하는 ‘행위’가 매너이다. 이러한 예(禮)사상은 서양보다 동양에서 앞서 발달하였다. 이미 2,500여 년 전에 공자는 예기(禮記)에서 “사람을 바로 하는 법 가운데 예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다.”고 가르쳐 왔다.

 

세계가 글로벌시대화하면서 통합적인 국제매너가 형성되어가고 있다지만, 지역마다의 특성은 여전하므로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 관습 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외국과 교류가 없던 시절에는 외국의 문화를 몰라도 불편하지 않았으나,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인 글로벌시대에는 타문화와 국제매너를 모르면 난감한 일이다. 우선 우리가 입는 양복부터 서양의 옷으로 현대인의 복장예절은 당연히 서양의 에티켓이고, 당장 양식을 먹으려면 서양의 식탁매너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국제매너는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구성원이 지켜야 할 상식이 되었다. 국제관계가 많아지면서 타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두바이 방문시 현지 상공회의소에서 오찬연설을 한 일이 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끝없는 사막을 보고 신의 축복이 비켜간 자리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몇 시간 지나 저의 짐작이 틀렸음을 확인했다. 신은 이 나라에 석유를 주셨고..” 대통령은 그분의 특유한 입담으로 덕담을 하려고 한 것이었겠지만, 한국인 주재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이슬람 국가에서 ‘신’이란 ‘알라’를 말하며 매우 조심스러운 단어이다. 특히 ‘신의 축복이 비켜간’이란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 기업인도 당시를 회고하는 후일담을 남겼다.

 

외국의 양식당에서 김치와 고추장, 소주를 가져가 큰 소리로 ‘건배’를 외친다면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할 것이며, 돼지고기를 금하는 이슬람 국가의 비즈니스맨을 한국식당에 초대하여 돼지갈비를 권했다면 아마도 그 비즈니스는 실패일 것이다. 국제매너는 그 자체도 중요할 것이나 자칫 ‘일’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 더 문제이다. 외국인 바이어와 상담을 하다가 잘 안되면 더러 한국말로 욕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외국인이 모를까? 설령 몰라도 매너가 아니며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눈치 챌 수 있다. 더욱이 한국어에 능통한 주한 유엔군사령부 출신의 한 바이어에게 그것도 모르고 상사원끼리 불평을 하다가 중요한 비즈니스를 망친 사례도 있다. 

 

외모나 복장 등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더운 날씨 탓에 공식 행사라도 정장대신 전통적인 바틱(Batik) 셔츠를 많이 착용한다. 대체로 체격이 왜소하고 피부는 햇빛에 그을려 정장을 안 하면 다소 초라해 보인다. 어떤 한국 상사원이 그런 겉모습만 보고 박대를 했다가, 그 바이어가 운전기사를 두고 벤츠 S600을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붙잡으려고 했지만 사태는 끝난 뒤였다. 상대의 입장과 현지문화를 모르고 자신의 생각만으로는 곤란하다.

 

외국인이 오해할만한 한국인의 습관도 있다. 1) 한국인은 어른의 눈을 똑바로 안보는 것이 예의이나, 서양에서는 상대의 눈을 똑바로 안보면 존경심이 없고 정직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2) 한국인은 상대방의 주의를 끌기 위해 옷자락을 잡아끄는 경우가 있으나, 서양인은 자신의 영역을 침해하는 무례한 행동으로 여긴다. 3) 한국인 특히 한국여성들이 동성 간에 손을 잡는 것은 친밀감의 표현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동성연애자로 오해될 수 있다. 4) 한국인은 흔히 자기가 마시던 술잔을 상대방에게 권하나, 외국인은 비위생적인 행동으로 여긴다. 

 

반대로 한국인이 오해할 외국인의 습관도 있다. 1) 서양인이 상대방의 주목을 끌기 위해 흔히 둘째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나, 한국인은 불쾌하고 무례하게 느낀다. 2) 서양인은 식사 중 코를 푸는 것이 평범한 일이나, 한국인은 불결하게 느끼며 실례이다. 3) 서양인은 친숙하면 서로 이름을 불러주길 바라나, 한국인은 연장자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무례이다. 4) 서양인은 어른에게도 한 손으로 물건을 주고받지만, 한국인은 두 손으로 주고받는 것이 예의다. 5) 서양인은 사람이름을 빨간색으로 써도 문제가 아니나, 한국인은 산 사람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면 싫어한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몇 가지 사례만 보아도 세계화시대에는 우리 것만을 고집할 수도, 무턱대고 외국 것만을 따를 수만도 없는 세상이다. 우리 전통예절을 소중하게 간직해야하는 것은 당당한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이며, 타문화의 이해와 국제매너를 익혀야하는 것은 한국인의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은 소양이기 때문이다. 한편 문화의 충돌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 우리 전통문화를 숙지하고 있다면 이의 해명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예절의 나라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는 우리 한국인은 글로벌시대의 예의문화생활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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