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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맛있게 먹기? 맛있는 채소 먹기!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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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30 13:42

 

 

생각보다 다양하고 맛도 좋은 채식 요리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과거 채식은 신체를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먹는 것은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을 지배한다고 했던가. 누군가 먹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채식을 통해서 정신의 안정을 도모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크게 늘며 비건 요리, 식품에 대한 관심도도 빠르게 상승했다.

한 언론사는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가 100만~15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완벽한 채식은 50만 명이다. 여기서 채식에 관해 큰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완벽한 채식이라는 말에 의문점을 가질 수 있다. 채소만 먹으면 먹는 거지 세상에 불완전한 채식도 존재하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정말 채식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실제 채식주의에도 단계가 있으며, 최근에는 채식주의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끔 고기를 먹더라도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의 기조가 변해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제는 꼭 채식의 의미를 자신의 건강 문제에만 국한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채소들 /픽사베이
무화과와 치즈를 올린 맛있는 샐러드 한 접시 /픽사베이

실제 채식을 통해 지구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은 다양한 연구 결과로 보고되고 있다. 사람은 이제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채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채식의 긍정적 영향을 전파하고 이에 대한 선호를 늘리기 위해 채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 역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물론 사람의 식습관은 절대 강요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우리가 당장 오늘 브로콜리 수프를 먹는다고 지구를 위해 크게 희생하고 환경이 바로 나아지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스테이크를 먹는 것 자체가 지구를 망치는 직행열차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채식주의자들은 말한다. 채식을 먹어야 한다고 말이다.


생각보다 맛있는 채식 요리

최근 채식주의자들 중 과반수는 아마 환경적 요인을 생각하는 경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말한다. 채소를 주재료로 해서 요리한 음식이 생각보다 더 맛있어서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물론 신념을 위해 채식을 유지하는 사람이 과반수 이상이겠지만, 정말 채식이 생각보다 맛이 좋다며 꼭 먹어보기를 권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구운 채소를 올린 밥이나 치즈를 곁들인 달걀 오믈렛은 잘 간을 해서 먹어보면 의외의 풍미와 맛을 느끼게 한다.
 

구운 채소는 의외로 맛있다 /픽사베이
구운 채소는 의외로 맛있다 /픽사베이
고기를 뺀 비빔밥은 훌륭한 채식 식사가 될 수 있다 / 픽사베이
재료 중 육류를 뺀 비빔밥은 훌륭한 채식 식사가 될 수 있다 / 픽사베이

비건 요리가 꼭 서양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요리는 정말 맛있는 채식 요리가 많다. 다진 소고기구이를 제외하고 각종 나물을 올려 비벼 먹는 비빔밥 역시 대한민국 대표 채소 요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채식 유형 중 페스코와 플렉시테리언은 해산물을 섭취할 수 있어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개탕, 해산물 된장찌개 등을 맛볼 수 있다. 고기가 아예 들어가지 않은 잡채도 하나의 채식 요리라고 볼 수 있다. 당근이나 시금치, 양파, 계란지단만 당면과 함께 들기름, 간장을 둘러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채식의 단계에 따라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른 데 가장 완벽한 채식은 프루테리언이다. 이들은 채식 중에서도 오직 과일과 견과류만 섭취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비건이 바로 이 앞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식물성 식품 즉 채소나 과일만 섭취한다. 이 두 단계의 채식주의는 다소 극단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요즘엔 영양제를 추가로 먹으며 신체의 영양도 균형 있게 관리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채식을 할 때 견과류를 통해 영양을 균형있게 잡아줄 수 있다 픽사베이
채식을 할 때 견과류를 통해 영양을 균형있게 잡아줄 수 있다 /픽사베이

락토 채식은 비건식에 유제품과 꿀을 허용하는 단계다. 사실 이 정도만 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참 많다. 샐러드 위에 리코타 치즈를 듬뿍 올리고 꿀을 뿌려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풍미 있게 퍼진다. 채소의 신선한 맛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특히 유제품이 허용되는 순간 생각보다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방법이 훨씬 늘어나는데 치즈의 종류만 해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보 채식은 비건식에 달걀을 더해서 먹을 수 있다. 달걀만 더 먹을 수 있어도 생각보다 채식이 쉬워진다고 하는데 그만큼 달걀은 완벽한 식품이다. 구운 채소와 함께 계란찜을 반찬으로 먹는다면 영양적으로도 맛으로도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계란찜에 당근이나 양파를 잘게 썰어 넣어줘도 좋고 볶은 토마토를 계란찜 위에 올려줘도 은은한 풍미를 추가할 수 있다.
 

영양이 가득한 달걀과 치즈를 채식 요리의 재료로 사용해봐도 좋다 /픽사베이
영양이 가득한 달걀과 치즈를 채식 요리의 재료로 사용해봐도 좋다 /픽사베이

락토오보 채식은 비건에 달걀, 유제품 등을 포함한 섭취를 뜻한다. 육, 해, 공 고기를 제외한 대부분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생각보다 더 선택지가 풍부하다. 비록 해산물이나 닭 요리 등은 배제하지만 상당히 영양가 있는 식단을 선택할 수 있으며 오믈렛이나 치즈를 겹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페스코 채식은 락토오보에 생선을 더해서 먹을 수 있다. 생선이 허용되는 덕분에 생선구이, 조림, 찜 등 다양한 요리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개를 삶아서 각종 나물과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어도 맛이 좋다.
 

맛있는 생선요리 /픽사베이
맛있는 생선요리 /픽사베이

폴로 채식은 락토오보에 닭고기를 추가한 섭취 방식이다. 페스코는 해산물, 폴로는 닭고기라고 기억하면 쉽다. 닭고기를 먹을 수 있어 이를 채소와 잘 구워 먹기만 해도 별미가 된다. 당근과 고구마를 듬뿍 넣은 닭볶음탕이나 잘 양념하여 구운 닭갈비를 요리해 먹으면 맛있는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플렉시테리안은 비교적 한국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채식 방법이다. 육식을 제외하고 대부분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섭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채식은 단계별로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도 다채롭다. 보통 채식이라고 하면 샐러드 정도로만 식단을 국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서 원하는 단계의 채식을 즐기면 된다.


한국에서 채식하기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채식 단계는 플렉시테리언을 꼽을 수 있다. 플렉시테리언은 대체로 채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생선과 닭고기, 오리고기를 먹기도 한다. 그러므로 메뉴를 선택할 때 비교적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한국에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하는 것에는 넓은 선택지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실 그간 한국에서는 채식에 관해 조금 유별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야 조금씩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그런데도 채식을 쓸데없는 짓이라거나 조금 유별나다고 치부해버리는 일부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회식을 한다든지 메뉴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채식주의자를 배려해주는 일은 많지 않다. 채식주의자가 회식에 참여하면 도통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배려해주지 않는 소속 집단의 문제라기보다 우리나라 음식점 구조상 채식을 위주로 요리를 내놓는 곳이 많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된다.

채식에 대한 시선이 모호한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채식을 하지 않는 이들의 입장에서 채식주의자는 어찌 보면 배려의 대상인 것이다. 매번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들을 배려하자고 다수의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기 마련이다. 이쯤 되면 채식주의 성향을 약간 번거롭다고 인식하게 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양쪽의 절충안으로 여러 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음식점을 찾게 된다.
 

채식 재료를 통해서도 근사한 메인 요리를 조리할 수 있다 /픽사베이
채식 재료를 통해서도 근사한 메인 요리를 조리할 수 있다 /픽사베이

대부분 음식점은 육류 위주의 요리를 메인으로 내놓는 것 외에도, 다수의 현존하는 채식주의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비싼 식재료의 값이다. 한국에서 채식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굉장히 부지런해야 한다. 따로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외식을 결심한 날 근처 음식점, 배달 음식에도 적당한 채식 요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홈메이드로 직접 차려서 먹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의 채식이 어려운 것에는 육수 베이스의 음식이 많다는 것이다. 우거지 된장국을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눈에 보이는 재료는 우거지와 몇 가지 채소, 된장 푼 국물이라고 해도 국물 맛을 낼 때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어 육수를 우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라면만 해도 육류가 재료로 들어가 있지 않지만 국물 자체는 절대 채식의 음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물요리가 다양한 한식/ 픽사베이
국물요리가 다양한 한식/ 픽사베이

그래서 나타난 말이 ‘비덩주의’다. 비덩주의는 한국에서 시작한 채식 경향이며, ‘비(非)덩’은 ‘덩어리가 아닌 것’, 즉 눈에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비덩주의는 한국 채식주의가 가진 독특한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육수를 바탕으로 조리된 국물류 요리가 많은 한국에서는 보다 편하게 채식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통 집에서 밥을 먹거나 혼밥 때 채식을 하다가 여러 사람과 외식할 때는 비덩주의로 대체되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완벽한 채식주의 성향을 지키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채식주의자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엄격한 채식을 따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두가 꼭 비건일 필요는 없다. 당신에게 완전한 채식이 어렵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되며 처음엔 비덩주의나 일주일에 세 번은 채식 요리를 먹는 식의 방법으로 가벼운 채식주의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왜 채식을 해야 할까?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은 영양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게 옳은 것은 물론 골고루 육식과 채식을 병행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줄이고 채식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육식과 채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때는 가장 좋다. 하지만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육식이 불러온 공장식 축산업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 오염의 주요 요인으로 불리고 있다. 육식 소비가 많아질수록 공장식 축산업이 커지고 그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오염을 부른다. 픽사베이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오염을 부른다. /픽사베이

한 사람이 일주일을 기준으로 하루만 육식을 채식으로 바꾼다고 하면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2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채식을 실천할 수 있으며 누구나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를 못 먹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채소 위주의 새로운 요리와 식단의 세계를 접한다고 보면 생각보다 쉬울 것이라 여겨진다. 세상엔 우리는 알고 있지 못하는 맛있는 채식 레시피들이 무궁무진하다.

채소 위주의 요리를 몇 번 먹다 보면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고 느낄 가능성도 크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자연의 깊은 향미가 입안에 퍼지는 느낌과 부드러운 치즈를 곁들이면 더 진한 풍미까지 느낄 수 있다. 채소 위주의 한식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하고, 깊은 자연의 맛까지 어우러져 있어서 먹다 보면 계속 생각날지도 모른다.

어쩌면 채식은 맛있기 때문에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섭취 형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환경을 지킬 수 있으니 더 의미 있다. 거기에 건강은 덤이다. 영양의 균형을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채식을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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