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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이민자 자녀의 성공과 행복의 열쇠 – 정체성과 자아실현

Winnipeg101 LV 10 06-11 161

 2월 9, 2022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email protected] www.song-academy.com

 

Again Jesus spoke to them, saying, “I am the light of the world. Whoever follows me will not walk in darkness, but will have the light of life.”So the Pharisees said to him, “You are bearing witness about yourself; your testimony is not true.” – John 8:12-13

예수는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정의(定義)했다. 그러자, 바리새인들은 자기가 자신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얼핏 생각하면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지만, 진정한 ‘정체성 (正體性, Self-identity)’은 자신이 아닌 남들이 인정하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발달 심리학의 거장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 자체 (‘We are what we love’)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서, 돈이 인생에서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부자가 된 사람은 가지 자신보다 물질(돈)에 대한 자랑이 대단하다. 어떤 사람들은 높은 지위나 명예를 지향하여, 자신이 인생을 걸고 얻은 (현재의) 사회적 지위 자체를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돈과 지위와 명예를 잃어버리면, 자신도 잃어버리게 된다. 올바른 정체성은 자신의 근본과 뿌리에 영향을 많이 받게되고, 건전한 가치관, 세계관, 종교관에 따라 정립된다.     

 

Jesus answered, “Even if I do bear witness about myself, my testimony is true, for I know where I came from and where I am going, but you do not know where I come from or where I am going.  – John 8:1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여도 내 증언이 참되니 나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거니와 너희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1. 이민자 자녀의 정체성 위기

이민자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 위기의 문제는 이민자 1세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간단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고한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이민자 자녀들은 아동기, 사춘기, 청년기 심지어 중장년기나 노년기애 적어도 한 번은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하기 쉽다. 결국, 그들은 캐나다나 미국이라는 영원한 타국에서 ‘nomadic(방랑자)’ 인생을 살게된다.

2007년, 32명을 살해한 미국 버지니아 공대 학생의 총기 난사 사건이나, 같은 해, 빅토리아 오크베이시에서 자신의 어린 두 자녀, 아내, 장모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잊을 수가 없이 참혹한 사건이다. 그런데, 두 사건 각각의 범인들은 1.5세 한인 이민자였고, 그들의 정체성 문제와의 관련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민자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이민자 자녀들의 무너진 정체성의 경우를 종종 경험해 왔다. 물론, 단순 percentage로 본다면 소수이거나, 또는 소수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가시적으로는 일부에 불과한 것처럼 보일 뿐, 사실은 사춘기 청소년 시기부터 30대 초반 청년 시기에 분출되는 경우도 있고, 의외로 중장년이나 노년에 이르러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가치관과 삶의 목적이 불분명해지고 자신의 살아온 인생에 절망하는 경우도 있다.   

 

 2.정체성과 성공(=자아실현)

단순히, 부자가 되거나 권력자가 되는 것만으로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인간의 욕구가 너무 크고 다양하고 복잡하다. 오히려, 부자나 권력자일수록 계속되는 욕구에 오히려 허기져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불만이 더 쌓여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보니, 누구도 영원히 그들의 주인이 될 수는 없고, 오히려 돈이나 권력을 섬기고 받드는 노예가 되기 쉽다.

성공, 즉 인간이 목적하는 바를 이루고 행복할 때는, 자기의 모든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시킨 경우이다. 매슬로우(A. Maslow 1908-1970)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첫 째, 생리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욕구는 식욕, 성욕, 물(物)욕이며, 돈에 대한 욕심도 여기에 해당된다. 둘 째, 주변의 위협으로 부터 안전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셋 째, 사회적 욕구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사회로부터 인정 받고, 심지어 인간 공동체에서 자기의 존재를 확고히 하거나 군림하고 싶은 권력욕이 여기에 속한다. 넷 째, 자존의 욕구이다. 사회적 욕구에서 한 단계 더 나가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구이다. 사회적 명예에 대한 욕구이다. 

여기까지 4단계 욕구는 신체적 사회 본능적 욕구이며, 사실은 동물들도 비슷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욕구는 그 이상의 무엇이 충족되어야만 한다. 마지막, 다섯 째, 자아실현(Self actualization) 욕구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갖는 정신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욕구이다. 자기만의 가치를 실현하고 정신적 만족이 있을 때, 인간은 진정 행복한 상태가 된다. 자아실현은 먼저 언급한 4단계 욕구를 이루고 성취해가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지만, 물질적 사회적 욕구를 뛰어넘어 자기 자신의 가치(관)를 실현하고 실천하면서 만족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욕구나 자존의 욕구처럼 외부의 가치 판단이나 인정에 따라 만족하는 것과는 달리, 오로지 자신의 정신적 감성적 기준으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므로, 누구에게 빼앗길 것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병들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에도 그 만족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민자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민 1세들의 경우, 생리적인 욕구 즉,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민 1.5세와 2세들은 그들의 부모들과 달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의 위기를 직면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그들은 문화적 경계인(境界人)이며, 인종적으로 소수(minor)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사회적 욕구와 자존 욕구가 채워지기 어렵고, 특히 내부 정체성의 혼돈이 오게되면 현재까지의 가치관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다시말해서, 이렇게 되면, 사회적 자존적 욕구를 충족했다 하더라도, 자아실현은 쉽지 않고, 이런 정체성 위기는,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노년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3. 발달 심리학자 에릭손의 연구에서 나타난 이민자 자녀의 정체성 위기

인간의 사회성 발달이론을 주창한, 발달 심리학(Life span developmental psychology)자 에릭손(Erik Homburger Erikson, 1902-1994)은 인생의 시기마다 겪는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로 인간의 성장과정을 설명했다.

사실, 에릭손 자신은 한인 1.5세, 2세 등과 같은 인종적 문화적 소수자로 성장했다. 에릭손은 덴마크 생부와 유대인 어머니의 혈통으로 유대교 계부를 친부로 알고 독일 거주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문법 학교 (정식 공교육 기관)에서는 유대인이라고 괴롭힘을 당했고, 유대교 사원학교에서는푸른 눈의 노르만인 (덴마크인, 북유럽인)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게다가 20대 성인이 되서야, 친부라고 여겼던 유대인 계부가 생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적지 않은 정체성 위기를 겪었을 것이다.

독일에서 성장해서 가정을 이루었지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로서 예일대와 하버드대 등에서 뛰어난 연구와 활동을 했는데, 그의 연구 중에서 특히 우리(이민자)에게 흥미로운 것은 Sioux족 원주민 자녀들에 대한 연구이다. Sioux 족 원주민 자녀들은 성장과정에서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는 것을 목격했다. 원주민 자녀들은, 백인 학교에서 인디언이라고 무시와 학대를 당하고, 원주민 가족들에게는 학교에서 배운 백인 문화적 사고와 행동으로 심하게 혼이 나기 일 쑤 였다. 결국 그들은 정체성의 혼돈, 가치관의 미정립으로 가치관과 목적이 없이, 자아실현이 어려운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알콜중독, 혼전임신, 높은 자살율로 주류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

심리학과 교육학에 관심있는 부모라면 꼭 알아야 할, 에릭슨의 8단계 심리 발달 단계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민자 자녀의 정체성 혼란의 시기는 주로 5), 6), 7) 그리고 8)의 단계에서 온다.

1)신뢰감 대 불신감 (영어기, 0-1세), 2) 자율성 대 의혹 (수치심) (유아기, 2-3세), 3) 주도성 대 죄책감 (유치기, 3-6세), 4) 근면성 대 열등감 (아동기, 6-11세), 5) 정체감 대 정체감 혼란 (청소년기 약 12-20세), 6) 친밀성 대 고립감 (청년기, 대략 20-40세), 7) 생산성 대 침체감 (중장년기, 약 40-65세), 8) 자아통합성 대 절망 (노년기, 65세 이후)

4. 한인, 한국문화, 한국어 그리고 한인 정체성

한(국)인들은 스스로 한민족이라는 단일민족의 혈통과 인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군이래 현재의 한민족은 특별히 다른 민족과 혼인을 강제적 법으로 특별히 금지한 적이 없었고, 소수이지만 한반도 인근 국가(지역)에서 이민족의 꾸준히 귀화하고 동화해 왔다. 그런데, DNA를 분석한 결과, 우리가 지칭하는 한민족 자체는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만주, 북방 중국의 북방계와 중국 남방과 동남아와 연관이 있는 남방계의 혼합된 ‘단일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는 다문화 가정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해외에도 외국인과 혼인하는 한인 동포들도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결토 한인(韓人)을 인종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므로, 한인의 정체성을 인종으로 정의하는 것은 부족한 점이 많다.  따라서, 한인의 정체성은 역사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찾아야 하고, 특히 우리 이민자 후손들에게 이를 전해 줘야한다. 

근래에는 K 문화 (한국 문화) 즉 한국 음식, 노래, 영화 등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민자 2세들도 한인 문화를 쉽게 접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이민자 자녀들에게 한국 문화 및 한국어 교육을 훨씬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이민자 자녀들에게 한인이라는 정체성은 단순히 부 또는 모의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만으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소수 민족의 외모는 그들에게 정체성의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집에서 김치찌게를 해주고 간단한 한국말을 가르치고, 기본 예의를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확고한 정체성을 갖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이제, K-문화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힘없어, 한인 공동체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한인 정체성 교육의 기회를 이민자 자녀에게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맺음말

정체성은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종교적 가치관 등을 형성하는데 절대적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는지가 확고하면, 주위에서 자신을 이방인으로 여기거나, 자기들의 잣대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고. 음해하더라도, 두렵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정체성과 가치관이 없이는 ‘자아실현’의 시도조차 할 수 없고, 따라서, 정신적 행복 추구가 불가능하다. 

굳이 ‘한인’의 정체성이 왜 중요한가 의문을 갖는 이민자 부모나 자녀들도 있을 것이다. 한인의 정체성 보다, 캐나다인으로서, 미국인으로서 완전 동화되는 정체성을 가지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되어도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왜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왜 그들의 후손들은 심한 정체성의 위기로 이 땅에서 괴로워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며, 반면에 왜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유대인들은 경제계, 학계,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지 연구해 볼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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