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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자유로운 영혼과 Liberal Arts 교육

Winnipeg101 LV 10 22-06-11 288

3월 29, 2022

 

 


글/사진 제공: 송시혁 <송학원 원장, 캐나다 빅토리아> [email protected] www.song-academy.com

 

Those who live according to the flesh have their minds set on what the flesh desires; but those who live in accordance with the Spirit have their minds set on what the Spirit desires. The mind governed by the flesh is death, but the mind governed by the Spirit is life and peace. (Romans 8: 5 – 6)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1. 자유로운 영혼 – 자유와  방종

“Free spirits are often people who don’t like to live by rules. They march to their own drum wherever it takes them.” – Karen R. Koenig 

‘자유로운 영혼 (Free spirit)’은 어떤 것에도 속박되거나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를 펼치고 실현하는 정신(精神)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영혼’은 흔히 작가이나 예술가 등 창작 활동가들의 특성이 된다.

때로는, 현실 사회에 적응하지 못(안)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로 혼돈하기도 한다. 또함, 방종(放縱)을 일삼는 자를 ‘자유로운 영혼’으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겉 모습을 보면 얼핏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에게 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즐거움을 주면서 책임있는 행동을 한다면 ‘자유인’,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남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면 ‘방종’하는 자로 완벽히 다르다.  

 

‘영혼(英魂, 靈魂, Spirit, Soul)’은 ‘육신(肉身)’에 대별하는 의미이다. ‘자유로운 영혼’은 육신의 (쾌락적) 본능에 따르는 원초적 자아(id)와 이기적인 자아(自我, ego)에 속박되지 않고, ‘진리’와 ‘양심’ 즉 신앙이나 철학적 믿음에 따르는 심적 결정과 행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상 가장 ‘자유로운 영혼’은 예수(Jesus)와 붓다(Buddha)를 들 수 있다. 

예수는 당시 유대 공동체들이 목숨처럼 지키던 형식적 율법, 권위, 관습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안식일날 병자를 고치고, 때로는, 식사전에 손을 씻지도 않거나 금식을 하지도 않고, 남의 밭을 지나가며 이삭을 따기도 하고, 이방인과 죄인들의 집에서 대접을 받거나 죄사함을 하기도 하면서, 지속적으로 바리새파나 형식적 율법, 기존의 권위와 충돌을 일으켰다. 

붓다(석가)는 왕자로 태어나 육신이 일생동안 편안할 수 있었지만, 그런 권자와 재물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참된 행복과 진리를 찾기 위해서 출가하였다. 결국, 필연적으로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의 육신과 늘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고통스로워 하는 정신(번뇌) 사이에서, 그 두 극단의 고뇌를 버리고 중도(中道)를 깨닫는 ‘대각(大覺)’을 이루어, 생로병사의 육신을 극복하고 번뇌에서 완전히 벗어난 ‘열반(涅槃)’이라는 자유로운 영혼의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 

대부분 인간은 성장하면서 영적으로 자유로워지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의 관습적 틀 안에서 사고가 더 막혀버리거나, 육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원초아를 버리지 못하고 ‘방종’하게 된다. 하지만, 예수와 붓다는 사회적 구습을 탈피하고, 육신의 행복에 구속되 않고, 오로지 진리를 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대표자이다.  

  1. ‘자유로운 영혼’의 특징

‘자유로운 영혼’이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리와 정의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유 대신 방종하게 되고, 무뢰한(無賴漢)이 되거나 심지어 법을 지키지 않는 범법자(犯法者)와 인격적으로 차이가 없는 한낱 방탕자에 불과하게 된다. 사실,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은 법을 억지로 지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자유로운 영혼’은 사랑(인류에)를 전제로한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므로 모든 올바른 법은 저절로 지켜지기 때문이다. 성경도 율법의 완성을 사랑(즉 인간애 또는 인류애)이라고 간단히 풀이한다 (로마서 13: 8-10)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Let no debt remain outstanding, except the continuing debt to love one another, for whoever loves others has fulfilled the law. The commandments, “You shall not commit adultery,” “You shall not murder,” “You shall not steal,” “You shall not covet,”and whatever other command there may be, are summed up in this one command: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Love does no harm to a neighbor. Therefore, love is the fulfillment of the law. (Roman 13: 8-10)

‘자유로운 영혼’은 진리와 정의외에 그들만의 특별한 원칙은 필요가 없다. 특히, 그들은 진리와 정의에 따라 자신 스스로 정립한 가치관과 세계관에도 안주하고 늘 공부를 통해서 깨닫고, 끝없는 수행을 정진(精進)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운 영혼’의 대략적인 외형적인 특징을 구체적으로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Ishita Ganguly’가 소개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외형적인 특징’에는 공감이 가는 면이 많다. (‘자유로운 영혼’애 대한 그의 내면적인 정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자유로운 영혼 (Free spirit people)’은, 1) 독립적이다 – 자부심이 크고, wild heart를 가졌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는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조차 명석한 센스를 가지고 있으며, 행동하는 사람이다. 2)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는다. 3) 꿈꾸는 자다 – 틀에서 벗어나서 생각하고 어린아이와 같은 상상력을 발휘해서 미래를 만들어 간다. 4) 루틴을 따르지 않고 변화를 좋아한다. 5) (늘) 지향하는 목적이 있다 – 남들은 그들이 천성적으로 쿨(cool)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순간순간 열정적이고 끝임없는 동기부여를 가지고 ‘대인배’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6)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7) 스스로 끊임 없이 성장을 하고 개선한다 8) 두려움이 없다 –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지라도, 그들 앞에서 당당히 진실을 외친다. 자유로운 영혼은 가식적이지 않고, 유혹이나 압력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9) 자기의 독특한 방식으로 일을 한다 10)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 모험가처럼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해서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즐긴다. 11) 포기하는 것은 선택 사항 조차에도 없다 12) 늘 유머 감각을 갖는다 13) 혼자있는 것을 편안해 한다 14) 홀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15)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16) 추종하지 않고 트렌드를 만든다 17) 물질을 모으기 보다 직접 경험하기를 좋아한다 – 물질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화한다. 옷이나 도구 같은 것를 수집하는 취미 대신에 경험 쌓기를 좋아한다. 여행과 여가를 즐기고, 명상과 토론을 좋아하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돈과 시간을 자기의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데 투자한다. 18) 강한 낙관론을 가진다 – 나쁜 경험에 매달리지 않고 대신 목적을 새롭게 한다. 19) 아무와도 경쟁하지 않는다 – 동료의 성공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느다. 자신을 개선하기에 힘쓰되 잘난체 하지 않는다. 20) 나쁜 일이던 좋은 일이던 과거에 머물지 않고 늘 현재에 있다. 21) 강한 직관력을 갖고 있다 22) 겸손하다 –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겸손하고 정중한 것은 ‘자유로운 영혼’들의 특징이다.   

  1. Liberal Arts Education 

Liberal Arts의 어원 또는 용어는 고대 라틴어 ‘Artes Liberales’에서 유래되었다. 라틴어 ‘liberales’는 영어의 ‘free’라는 단어이며, Arts는 순수예술라는 의미가 아니라 공부(배움의 기술)를 의미한다.  즉, Artes Liberales(Liberal Arts)는 “자유시민을 위한 학문(studies for free citizens)”으로 당대에는 중상층 이상, 즉 자유시민을 위한 교육이다.

현대에는 Liberal Arts 교육의 커리큘럼에는 주로, 클래식 (고전문학과 사상), 철학, 역사, 문학, 언어학, 수학, 정치학, 심리학, 종교학, 과학, 예술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Liberal Arts는 기술이나 (직업) 전문분야, 즉 공학, 경영학, 법학, 의학, 행정학 등과는 달리, 순수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을 다룬다.

모든 ‘자유 시민’이 곧 ‘자유로운 영혼’은 아니며, Liberal Arts 교육이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 위한 특별한 교육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이 신체 행위나 물질적 자유라기 보다는 정신적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인간 사고와 판단의 자유를 즐기기 위해서, 자신 나름의 ‘인문학(Humanities)’적 기본 관점이 분명해야 할 것이다. 인간 본연과 사회공동체애 대한 가치관이 올바르지 못하면, 자유와 방종의 행위가 외형적으로는 비슷해 보이므로, 자신의 방탕적 생활을 자칫 사이비(似而非) 자유로운 영혼의 삶으로 오해하거나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Liberal Arts 교육은, 올바른 (자유) 시민을 위한 평생 교양 교육의 의미에서도, 인생에 한번쯤 고뇌할 젊은이에게도, 또한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에게도 모두 필수적인 교육이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기본 자질 향상을 위한  Liberal Arts 프로그램을 필히 이수해야 한다. 원래 Liberal Arts 대학들이 원래 유럽에서 기원하고 번성했지만 현재는 쇠퇴해 버렸고, 현재는 오히려 미국의 대학 학부 교육에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유럽이나 캐나다 등의 서구사회도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반면, 미국은 여전히 자본주의 기치가 세계에서 가장 선명하고, 따라서 차별화된 상류층 귀족 자녀를 위한 리버럴 아츠 교육이 미국에서는 계속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 Harvard 학부(Harvard College)는 Liberal Arts의 대표적인 리버럴 아츠 교육기관이다. 하버드의 Liberal Arts 교육은 로마의 (라틴어로) ‘Artes Liberales’를 그대로 이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 수석 졸업생(Valedictorian)은 종종 졸업식에서 라틴어로 연설을 한다. 한 한국계 하버드 졸업생은 그의 졸업 연설에서, 로마 제국이 멸망 한 후, 로마 귀족들이 게르만 야만족의 유럽지배를 피해서 바다 건너 영국으로 대거 망명을 했고, 그 전통을 이어 받은 영국의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대학을 그대로 합쳐서 하버드로 옮겨 온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서, 로마의 전통은 지금 하버드에 살아있고, 하버드의 전통은 전세계를 리드(lead)하는 미국의 정신에 녹아있다고 연설한 적이 있다.

하버드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류층 사회를 이끌어 가는 대학(학부)들은 ‘아이비리그(Ivey League)로 알려진 동부의 8개 사립대학 –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콜롬비아, 유펜, 다트머스, 브라운, 코넬은 모두, 자신들을 ‘Liberal Arts College’라고 하며, 이들의 학부 커리큘럼 특징은 ‘Liberal Arts’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공에 관계없이, 졸업할 때까지, 영어는 물론,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역사학, 철학, 예술학, 과학 역사/철학을 상당량 공부해야 한다. 이런 목적은 상류층들이 갖추어야 할 교양 교육이라기 보다는, 비평적(critical)이고 창의적인(creative) 능력을 함양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해서 성공하고, 또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문을 연구하기 위하여, 깊고 넓은 지적background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인성이 요구되는 의사나 법조인 등의 전문가에게도 꼭 필요한 교육이다.  대표적인 ‘자유로운 영혼’, 예수도 ‘도(道, 진리)’를 정립하고 설파하기 전에 율법 교육을 받았고, 붓다도 출가전 왕자 교육을 받았다. ‘자유로운 영혼’을 넘어서 신의 경지에 이른, 그들도 당시의 소양 교육을 이미 마스터 했던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미국의 귀족 자녀들을 위한 교육, ‘Liberal Arts College’에 대해서 더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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